세분의 인생선배이자 스승
    
지난해 대학교 은사들과 송년회를 가졌다. 입학 50주년을 맞아 축하하는 자리였다. 오랜만에 뵙는 은사 대부분 망구(望九)의 나이다. 90세를 넘은 스승도 계셨다.
     
스승과의 대화는 훌쩍 과거를 거슬러 추억을 소환했지만 서로 공감하는 데는 애를 먹었다. 시간이 흐르면 추억과 기억도 희미해지기 때문이리라.
    
실제 내가 회상하는 학교생활과 은사님이 회고하는 내용은 많이 달랐다. 나는 생생한데 은사의 기억은 가물가물하다. 이런 몇 번의 어색한 순간은 화제를 바꾸면서 위기를 넘겼다.
     
이처럼 학교에서 배운 스승도 있지만 내 경우 졸업 후 세상을 깨쳐주거나 인생의 나침반 같은 은사도 적지 않았다.
     
어찌 보면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걸 사회와 인생선배께 특별히 사사한다고 할까.

내게는 세 분의 스승이 있다. 먼저 실향민사회의 미수복경기도 개풍군민회 김문수(87) 회장님이다.
     
회장님은 2018년 실향민 2세로 실향 이산가족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걸 전해 듣고 나를 군민회 사무국장으로 발탁했다. 개풍군민회는 이북 개풍군이 고향인 실향민들이 전후 조직한 친목단체다.
     
서로 힐난하거나 반목하는 실향민사회에서 회장님은 서로 배려하고 경청하는 분위기로 화합하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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