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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군 "무장대원 41명 사살"… 발루치스탄의 폭력은 끝나지 않았다
파키스탄 군이 남서부 발루치스탄주에서 무장대원 수십 명을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군은 "테러 위협을 선제적으로 제거했다"고 강조하지만, 이런 발표가 반복될수록 오히려 무장 폭력은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파키스탄 군 홍보부(ISPR)는 1월 29일(현지시간) 발루치스탄주 판즈구르(Panjgur)와 하르나이(Harnai) 지역에서 정보 기반 작전(IBO)을 벌여 무장대원 41명을 사살했다고 30일 밝혔다. <AP통신>과 파키스탄 일간 <돈(Dawn)>에 따르면, 파키스탄 보안군은 두 지역의 무장단체 은신처를 급습해 각각 교전을 벌였으며, 판즈구르에서 30명, 하르나이에서 11명이 숨졌다. 군 병력의 피해는 없었다고 한다.

군은 사살된 이들이 보안시설을 겨냥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신원이나 소속 조직, 공격 계획을 입증할 만한 증거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군은 이번 작전을 "테러 위협을 사전에 차단한 성공 사례"로 평가했다.

ISPR은 이번 작전에서 '피트나 알-카와리지(Fitna-al-Khawarij)'와 '피트나 알-힌두스탄(Fitna-al-Hindustan)' 소속 무장대원들이 사살됐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정부는 피트나 알-카와리지를 금지 단체인 파키스탄 탈레반(TTP)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피트나 알-힌두스탄은 발루치스탄 기반 무장세력에 인도의 개입이 있다는 주장을 부각하기 위해 붙인 명칭이다. 다만 인도 지원 주장 역시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파키스탄 군은 최근 발루치스탄뿐 아니라 북서부 카이버 파크툰크와(Khyber Pakhtunkhwa)주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소탕 작전을 이어가고 있다. 당국은 "강경 대응이 일정 부분 성과를 내고 있다"며 무장단체 활동이 위축됐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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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3월 21일 동국제강 포항공장에서 고 이동우 노동자가 사망한 지 약 4년이 지났다. 동국제강의 안전 관리 미흡이 만든 죽음이었다.

당시 동국제강은 5년 사이에 5명의 노동자가 사망하여, 사회적 분노를 샀다. 고 이동우 님의 아내인 권금희 님을 비롯한 유족 투쟁이 이어졌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위반 등으로 유족이 직접 동국제강의 장세욱 대표를 고발했다.

지난해 11월 28일 항소심 재판부인 대구지법 형사항소1부(오덕식 부장판사)는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동국제강 피고인 5명 가운데 3명을 감형했다. 공장장의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 형을 제외하면 모두 벌금형이다(하청업체 대표, 안전보건담당자, 현장 관리감독자 벌금 500만 원, 동국제강 벌금 1500만 원, 하청업체 벌금 500만 원).

당시 권금희 님의 뱃속에 있던 아이가 태어나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다. 권금희 님과 아들은 어떤 4년을 보냈을까. 최근 재판의 결과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할까. 두 사람의 집 근처 카페에서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했다.

죄인을 보호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2024년 11월 6일, 1심 결심 공판이었어요. 법정이 작더라고요. 결심이라 유족한테 발언 기회를 준다고 들었어요. 결심 시작하자마자 말하게 됐어요. 동국제강이 제 남편을 죽였으니, 억울한 제 남편을 생각해서 처벌을 내려달라고요.

"동국제강한테 돈 받으셨잖아요? (금액) 받고 합의했는데, 왜 그런 말씀하시죠?"

1심 판사가 저한테 돈 받고 합의했으면서 왜 처벌을 강하게 해달라 하냐고 하더라고요. 전혀 예상 못한 말이었어요. 저를 혼내는 듯한 말투였어요. 변호사 님이 합의는 형사 소송 관련 내용이 없다고 나서주셔서 넘어가긴 했는데, 어안이 벙벙했어요. '막말'이었다고 생각해요. 판사가 유족한테 할 말은 아니었어요. 판결도 집행유예, 벌금으로 나와서 너무 낮았어요.

2심 판결은 혼란스러웠어요. 판결문을 보면, 1심에서 무죄로 나왔던 것도 다 '유죄'로 나왔어요. 동국제강의 잘못이라고, 동국제강이 해당 부분에서 유죄라고 나와요. 그런데 형량은 1심보다 가벼워졌어요. 이해할 수 없어요.

다음 날, 판결문을 받아서 읽어봤어요. 완전히 이해할 때까지 읽고 다시 읽었어요. 말장난이더라고요. 법조인이 아닌 사람이 봐도 말장난이었어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1심보다 더 많은 죄가 인정됐지만, 벌은 더 가벼워졌다는 게 어떻게 가능할 수 있어요.

'아,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죄인을 보호하려고 만들어졌구나' 깨달았어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억울하게 죽은 사람을 생각해서 만들어진 법이 아니었어요. 유족의 억울함을 풀어주려고 생긴 법이 아니었어요. 안전을 무시한 책임자를 처벌하고, 미래의 재해를 예방하려는 게 아니었어요.

잘못한 사람을 보호하고, 가이드라인을 주는 거였어요. '이런 죽음은 괜찮다', '이런 기준을 적용할 거니까 준비해라', '5년간 5명을 죽여도 집행유예, 벌금만 줄 거니까 걱정마라'라고 그 판결문이 말하는 거 같았어요. '나처럼 억울한 사람은 계속 생기겠구나' 생각했어요.

국회의원들이 잘못한 건지, 검사, 판사가 잘못한 건지 저는 잘 몰라요. 하지만 확실한 건 중대재해처벌법이 이대로는 안 된다는 거에요.

갑자기 왔던 유방암 '지금은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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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이사인데... (책을) 7권이나 구매해버렸습니다.", "작가님들보다 책을 만든 편집자님들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어요. 다음에도 해주세요." "시간이 충분하다면 책을 더 살 뻔했습니다." - 도서전을 찾은 독자들의 한마디

굿즈도, 유명한 작가의 사인회도, 북토크도 없이 오로지 논픽션(허구가 아닌 사실을 바탕으로 쓰인 산문) 책만으로 열리는 도서전이 가능할까?

"굿즈 없이 책의 본질에 집중하는 도서전"을 표방한 '디스이즈텍스트 : 논픽션 북페어'가 31일부터 이틀간 서울시 중구 알라딘빌딩에서 열리고 있다. 첫 날 <오마이뉴스>가 찾은 도서전은 소위 '텍스트힙'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알라딘 등 후원으로 16개 인문·사회·과학·철학 출판사가 참여하는 이 도서전은 전면 사전 예약제로 도입되어, 도서전 시작 전부터 모든 회차 예약이 매진되었다. '디스이즈텍스트' 사무국에 따르면 지난 12일 온라인 예매 사이트에 사전 예매 티켓 500장을 올렸는데 약 1시간 만에 매진됐고, 2주 뒤인 26일 추가 예매 티켓을 100장 더 풀었으나 1분 만에 매진됐다. 독자들의 열띤 반응을 통해서 논픽션 도서전의 가능성을 미리 확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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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31일 미국 방문해 진행한 한미 관세 관련 협의와 관련해 "상호 간 이해가 굉장히 깊어졌다"며 "어떤 불필요한 오해는 해소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기자들을 만나 이번 방미 협상을 통해 "한국 정부가 그때 (타결)했던 관세 협정에 대해 이행을 안 하려 한다거나 지연할 의도는 전혀 없다는 점에 대해서 충분히 이야기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캐나다를 방문 중이던 김 장관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의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지연을 이유로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15%에서 한미 무역 합의 이전 수준인 25%로 다시 올리겠다고 언급하자 28일 밤 미국으로 급파됐다.

김 장관은 워싱턴 DC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을 2차례 만나 미국 측 진의를 파악하고, 한국 측 입장을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


김 장관은 이날 "(미국 측이) 한국의 진전 상황에 대해 지금 특별법안이 국회에서 계속 계류 중이다 보니, 그런 부분에 대해 굉장히 아쉬워하는 부분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회 관련 상황은 특별법안이 작년 11월에 제출돼 12월은 주로 예산 (논의가 이뤄졌고), 올해 1월 같은 경우는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거치며 특별법안을 논의할 여유가 없었다는 것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했다.

김 장관은 이어 "앞으로는 특별법안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진행돼 미국 쪽과 이해를 같이 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김 장관은 실제 미국이 한국에 대한 관세 인상에 나서기 위한 조치를 하는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도 있지만, 관세 인상 조치는 이미 시작된 것"이라며 "관보 게재를 준비하고 제재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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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협회 사천시지부(이하 사천미협)가 1월 30일 사남면 한 식당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임동열 화가를 신임 지부장으로 선출했다. 사천미협이 추대 방식을 벗어나 선거로 회장을 선출한 것은 창립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이날 총회에는 회원 45명 중 34명이 참석해 신임 지부장 선출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다. 임동열 후보와 김희숙 후보가 맞붙은 가운데, 투표 결과 임동열 당선인이 사천미협을 이끌 새 수장에 올랐다.

임 신임 회장은 "회원 여러분의 뜻을 모아 사천미협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겠다"며 "사천을 문화도시로 만드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지역 예술인들과 함께 사천의 문화예술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지역 예술 단체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원들 모두가 함께 성장하고 활동할 수 있는 미협을 만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임 당선인의 임기는 3년이다.

임 당선인은 국립 창원대학교 대학원 한국화 전공 미술학석사이며, 독일 파우제크리에이티브 레지던시를 수료했다. 그동안 국내외에서 다양한 전시를 했으며, 2020년부터 매년 사천미술관에서 '삼천포의 꿈'을 주제로 한 개인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삼천포 전경을 담은 가로 45미터의 대형 수묵화 '몽유 삼천포'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파키스탄 군이 남서부 발루치스탄주에서 무장대원 수십 명을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군은 "테러 위협을 선제적으로 제거했다"고 강조하지만, 이런 발표가 반복될수록 오히려 무장 폭력은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파키스탄 군 홍보부(ISPR)는 1월 29일(현지시간) 발루치스탄주 판즈구르(Panjgur)와 하르나이(Harnai) 지역에서 정보 기반 작전(IBO)을 벌여 무장대원 41명을 사살했다고 30일 밝혔다. <AP통신>과 파키스탄 일간 <돈(Dawn)>에 따르면, 파키스탄 보안군은 두 지역의 무장단체 은신처를 급습해 각각 교전을 벌였으며, 판즈구르에서 30명, 하르나이에서 11명이 숨졌다. 군 병력의 피해는 없었다고 한다.

군은 사살된 이들이 보안시설을 겨냥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신원이나 소속 조직, 공격 계획을 입증할 만한 증거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군은 이번 작전을 "테러 위협을 사전에 차단한 성공 사례"로 평가했다.

ISPR은 이번 작전에서 '피트나 알-카와리지(Fitna-al-Khawarij)'와 '피트나 알-힌두스탄(Fitna-al-Hindustan)' 소속 무장대원들이 사살됐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정부는 피트나 알-카와리지를 금지 단체인 파키스탄 탈레반(TTP)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피트나 알-힌두스탄은 발루치스탄 기반 무장세력에 인도의 개입이 있다는 주장을 부각하기 위해 붙인 명칭이다. 다만 인도 지원 주장 역시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파키스탄 군은 최근 발루치스탄뿐 아니라 북서부 카이버 파크툰크와(Khyber Pakhtunkhwa)주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소탕 작전을 이어가고 있다. 당국은 "강경 대응이 일정 부분 성과를 내고 있다"며 무장단체 활동이 위축됐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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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노르웨이와의 1조 3천억 원 규모의 한국산 다연장 로켓 '천무' 계약을 알리면서 "북유럽 시장 전체로 본격 진출하는 전략적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로 캐나다와 노르웨이 일정을 마치고 31일 오후 귀국한 강 비서실장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성과보고 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이번 계약은 올해 첫 대형 방산 수출 성과이자, K-방산 4대 강국 진입을 향한 성공적인 첫 단추"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캐나다에서 5성급 호텔만큼 쾌적한 잠수함 근무 환경 강조"


이날 강 비서실장은 캐나다 성과 보고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강 비서실장은 "캐나다에서는 우리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철강, 조선, 방산, AI, 우주 분야에서 새로운 협력모델을 만드는 구체적인 계획을 담은 MOU 다섯 건을 현지에서 체결했다"며 "마크 카니 총리에게 대통령 친서를 직접 전달했고, 국방장관, 산업장관, 재무장관까지 최고위 의사결정권자들을 빠짐없이 만났다"고 전했다.

이어 강 비서실장은 "현장에서 접한 캐나다 정부는 이번 사업을 단지 잠수함 도입으로만 보고 있지 않았다. 더 안전하고 풍요로운 국가를 물려주겠다는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는 말로 향후 성과에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우리 해군이 이미 운용 중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직접 탑승할 수 있으며, 캐나다가 원하는 시기에 즉시 납품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건조 능력을 갖췄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또한 캐나다 미래 승조원들에게 5성급 호텔에 비견될 만큼 쾌적한 근무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강 비서실장은 "우리 기업인들과 함께 움직이면서 정부와 민간이 원팀으로 활동했다"고 전하며 "특사단은 단순히 수주만을 목적으로, 지키기 어려운 약속을 남발하는 말의 잔치를 벌이지 않았다. 대신 실행 가능한 방안, 도움이 되는 방안을 고민해서 진심을 전달하고 왔다"고 설명했다.

"조선업 가문 출신 노르웨이 총리, 대한민국에 높은 관심과 호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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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The MET, 아래 메트)이라는 거대한 미(美)의 성소에 어울리는 주제곡을 단 하나 정한다면 무엇이 될 수 있을까. 저는 미술관으로 향하는 길 위에서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오래지 않아 제 안에서 찾은 답은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프렐류드'였습니다. 그렇다면 그 곡을 '누가 연주해야 할까'라는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단연 '요요마'였습니다.

바흐가 설계한 정교한 선율은 인류가 5000년의 흐름 속에서 일궈낸 미학적 질서를 가장 숭고하게 번역해 줍니다. 그 단단한 뼈대 위로 요요마는 섬세한 숨결을 불어넣어, 거대한 시간의 무게를 부드러운 위로로 바꾸어 놓지요. 첼로의 현이 빚어내는 반복과 순환의 미학은, 역사 앞에서 한없이 겸손해지면서도 동시에 '나'라는 존재가 결코 혼자가 아님을 깨닫게 하는 묘한 힘이 있습니다.

메트에서의 두 번째와 세 번째 방문은 오롯이 저만을 위한 시간이었습니다. 첫 방문이 스무 살 딸의 손을 잡고 부모로서 행복한 전경(Foreground)을 확인하는 축복이었다면, 홀로 다시 찾은 이 성소는 배경(Background)으로만 존재했던 나의 내면을 조용히 응시하는 투명한 거울이었습니다. 요요마의 선율이 미술관의 높은 천장을 타고 흐를 때, 저는 누군가의 보호자가 아닌 시간의 강물 앞에 홀로 선 단독자로 비로소 거장들과 깊은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렘브란트] 있는 그대로의 나

유럽 회화관의 심장부인 갤러리 639에 이르면 한 인간의 일생을 관통하는 거대한 거울 앞에 서게 됩니다. 평생 수많은 자화상을 통해 자신을 탐구했던 렘브란트입니다.

요요마가 활을 묵직하게 긁어내릴 때 느껴지는 그 진동처럼, 그의 화폭은 공간의 공기를 일순간 차분하게 가라앉힙니다. 파산과 고독 속에 말년을 보내던 노년의 렘브란트가 그곳에 서 있었습니다. 젊은 날의 당당했던 기개는 사라지고, 대신 그 자리를 채운 것은 꾸밈없는 평온함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처진 눈꺼풀과 거친 피부를 숨기지 않고 담담하게 그려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긍정하는 그 맑은 눈빛 앞에서,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또 가장으로 성실하게 살아보려고 노력한 저의 시간들이 겹쳐 보였습니다. 거창한 성취보다 중요한 것은, 세월이 남긴 주름을 정직하게 마주할 수 있는 용기임을 그는 제게 나지막이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화려한 금색 사슬을 걸친 철학자가 눈먼 시인의 흉상 위에 조심스럽게 손을 얹고 있습니다. 세속적인 명예와 보이지 않는 진리 사이에서 고뇌하는 표정. 렘브란트는 이 작품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쥐기 위해 그토록 애쓰며 사는지 묻습니다.

인생의 중반을 넘긴 제게 그의 질문은 서늘했습니다. 첼로의 활이 현을 떠난 뒤에도 길게 남는 여운처럼, 결국 마지막까지 손끝에 남아야 할 온기가 무엇인지 깊이 성찰하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매달려온 그 화려한 금색 사슬보다, 보이지 않는 본질을 어루만지는 저 투박한 손길이 진짜 삶에 가까운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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