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기사
"나한테 노인일자리요? 그냥 살아있다는 느낌이죠"

강원도 남부 깊숙한 곳, 석탄의 도시였던 태백시는 지금 '사라질지도 모르는 도시'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다. 한때는 '태백에선 개도 만 원짜리를 물고 다닌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석탄 산업이 활기를 띠었던 곳이다. 이제는 국내 대표적인 도시소멸 위기지역이 됐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태백시 인구는 3만7088명. 이 가운데 60세 이상은 1만5550명(65세 이상만 1만2135명)이다. 고령화율은 32.7%로, 숫자만 봐도 '초고령 사회'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다.
그런데 10명 중 4명이 고령층인 이곳 도시의 산속에서는 조금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바로 '일하는 노인들'이다. 단순한 일손이 아니라, 태백의 관광·환경·서비스를 떠받치는 주역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봄비가 흩날리는 지난 9일 태백산국립공원 당골탐방지원센터를 찾았다. 이곳에서는 노인일자리의 새로운 실험이 진행되고 있었다.
"돈보다 중요한 것은? 밖으로 나오는 것"

우선 찾은 곳은 탐방지원센터에 있는 '창의점빵'이라는 작은 매장이다. 이곳은 태백시니어클럽의 공동체사업단(시장형) 노인일자리 현장이다. 12명의 어르신이 6개 조로 나뉘어 한 달 5일, 하루 5시간씩 일한다.
이들의 업무는 단순하다. 탐방객 안내와 기념품 판매, 시설 관리. 하지만 구조는 단순하지 않다. 일자리 참여자들은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월 약 26만 원을 받는다. 여기에 굿즈(기념상품) 판매 수익이 더해져 성과급이 붙는다. 많을 때는 월 70만 원대까지 오른다.
2024년부터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는 권성진(71세)씨는 "처음엔 일자리 참여 계기는 용돈이죠. 그런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라며 "내가 번 돈으로 손주 용돈 주는 게 기분이 좋잖아요. 집에만 있으면 점점 안 움직이게 되는데, 여기 나오니까 사람이 밝아져요"라고 웃으며 말한다.
이곳에서 만난 어르신들 중 일하는 이유를 '돈'이라고 말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대신 반복되는 말이 있었다. "밖에 나와서 좋다", "사람을 만나서 좋다", "내가 쓸모 있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
이 사업의 핵심은 '공익형'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준호 태백시니어클럽 관장에 따르면 공동체사업단 일자리는 공공 재정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수익을 만든다.
국립공원공단이 만든 '수익형 노인일자리'

당골탐방지원센터 건물을 지어 놓고도 운영할 사람이 부족했다. 국립공원공단은 그때 시니어클럽과 연결됐다. 유민 태백산국립공원사무소 자원보전과장이 이 사업을 구상했고, 실행에 옮겼다.
전체 내용보기
18.04.2026 2026 제 56회 '지구의 날' 행사... 세종대왕상 앞에서 열려

"지금 당장 이 별을 위해 쓰레기와 이별해요!"
Zero Waste Seoul을 향하여!
쉰여섯 번째 지구의 날 행사가 2026년 4월 18일 10시부터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에서 열렸다.
2026년 지구의 날 슬로건은 'ZERO WASTE SEOUL, 지금 당장 이 별을 위해 쓰레기와 이별해요'다
2026년 일회용품 등 쓰레기 제로를 목표로 가겠다는 서울시 환경 정책의 의지가 담긴 문구다.
10시부터 시작된 각종 체험 부스에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로 북적였다. 병뚜껑을 이용한 구슬로 펜던트를 만들기, 양말목을 이용한 꽃과 네잎 클로버 만들기 재활용품을 이용한 만들기 부스와 재활용이 가능한 캔, 페트병 등을 가져가면 마가렛, 메리골드 등 꽃 화분으로 바꿔주는 부스도 있다. 쓰레기를 소품이나 생명으로 바꾸는 경이로운 체험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일회용품 안 쓰기 홍보 부스도 있었다. 일회용 용기가 아닌 도시락에 담긴 배달 음식, 재활용컵 사용하기와 텀블러 사용 권장 부스다.
컵이나 텀블러를 가지고 간 사람들에게는 아이스 커피, 오렌지 주스, 복숭아 주스 등을 무료로 나눠 주고 텀블러를 소독해 주기도 한다.
커피 찌꺼기를 이용한 방향제를 만들기, 각종 폐품을 활용한 다양한 체험은 쓰레기와 이별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방법을 알게 만든다. 환경을 지키는 일은 말이 아니라 실천이다. 한 번이라도 쓰레기 대신 예쁜 꽃 화분이나 멋진 펜던트 등을 만들어 본 경험은 패트병 대신 텀블러 사용을 일상화하면서 스스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게 만들 것이다.

전체 내용보기
18.04.2026 12개조 군율 선포

전봉준은 전주성을 점령하자 농민군이 복수심에 불타서 살상과 약탈을 일삼는 것을 염려하여 12개조의 군율을 선포하였다. 그리고 이를 어긴 자는 가차없이 처단하였다.
-. 항복한 자는 대접을 받는다.
-. 곤궁한 자는 구제한다.
-. 탐학한 자는 몰아낸다.
-. 순종하는 자는 경복한다.
-. 도주하는 자는 쫓지 말라.
-. 굶주린 자는 먹인다.
전체 내용보기
18.04.2026 '문명 붕괴' 언급한 트럼프, 그가 탐내는 AI '절대반지'

결국 트럼프가 '절대반지'를 손에 넣게 되는 될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좌파 광신도'라고 맹비난했던 앤트로픽의 CEO 다리오 아모데이가 17일(미국 시각) 미국 백악관을 찾았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그는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물들과 잇따라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측은 성명을 통해 "협력 기회뿐 아니라 기술 확산에 따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계획을 논의했다"라며 "생산적이고 건설적이었다"라고 밝혔다.
한달 전과는 완전히 분위기가 달라졌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앤트로픽의 AI 모델인 클로드(Claude)를 자율 무기 시스템에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앤트로픽이 이를 거부하면서 날카롭게 대립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트로픽을 겨냥해 "급진 좌파적 기업"이라고 공격했고, 미국 정부도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해, 사실상 적대국 기업으로 낙인찍었다.
그런데 앤트로픽이 핵무기 이상의 파급력을 지닌 AI 모델 '미토스'를 개발하자, 트럼프 행정부가 태세를 전환해 다시 앤트로픽에 손을 내미는 모양새다. 실제로 앤트로픽이 이번에 개발한 미토스는 기존 AI모델과는 차원이 다른 성능을 갖고 있다.
전체 내용보기
18.04.2026 모든 보안 시스템 무력화하는 미토스, 핵폭탄 이상의 재앙이 예고됐습니다

2026년은 AI 시대의 역사적 전환점으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 앤트로픽의 미토스(Mythos)가 공식 발표된 해로 말입니다. 미토스의 등장은 지난 1945년 인류 역사상 최초의 핵폭발을 실험했던 미국 트리니티 실험과 비견될 수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핵무기보다 훨씬 더 위험합니다.
미토스의 위험한 능력은 해킹능력에 있습니다. 미토스의 능력을 완전히 개방한다면 현존하는 모든 보안시스템에 대한 해킹이 가능합니다. 미토스는 인류 역사상 보안이 가장 강력하다고 평가받는 보안 시스템(OpenBSD)에 대한 해킹을 시도해, 27년 동안 발견되지 않았던 취약점(TCP SACK 관련 정수 오버플로)을 찾아냈습니다. 보통 강력한 보안 시스템에 대한 해킹에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모됩니다.
세계 최고 화이트해커팀이 가동할 경우, 수억 원의 인건비와 수개월의 시간이 드는 것은 기본이죠. 그런데 미토스의 경우 2만 달러 이하 비용 소모, 1000회 정도 시도 끝에 이런 결과물을 만들어냈습니다. 미토스는 이와 함께 FFmpeg, FreeBSD 등 보안 시스템에 대해서도 취약점을 단숨에 찾아냈고, 해커 방어 대회 과제물은 단 한번의 시도로 해킹을 해냈습니다.
모든 보안시스템이 해킹으로 뚫린다는 건 단순히 개인정보 유출 수준에 그치지 않습니다. 핵무기가 최고 결정권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발사될 수 있고, 자율주행차들이 한순간 모두 바다로 뛰어드는 자폭 주행을 할 수 있으며, 한순간에 통신 및 전기 등 인류 핵심 인프라 시스템이 마비될 수 있습니다. AI 시스템에 의해 돌아가는 무기 체계가 한순간 민간인들을 향해 총구를 겨눌 수도 있습니다.
전체 내용보기
18.04.2026 세월도 지우지 못한 클래식의 향연을 품은 강동석의 공연을 보며

봄 향기를 품은 서울체임버홀은 연주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달아올랐다. 지난 18일,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서초(이하 '서초센터')에서 열린 앙상블시리즈 '봄의 파동'은 그 사실을 조용히 증명한 자리였다. 건물 앞에 이르렀을 때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늦은 오후의 볕이었다. 봄빛은 건물 외벽에 내려앉아 있었고, "ART MUSIC SPACE SEOUL(AMUSS)"이라는 문구는 이상할 만큼 또렷하며 아래 문구가 문에 들어왔다.
"The Experience Beyond Music."굳이 우리 말로 해석하자면 이렇다. '음악 너머의 경험'. 짧은 흔한 문장일 수도 있었지만, 그날만큼은 이 공간을 알리는 수사처럼 들리지 않았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몇 걸음 사이에도 이미 이날의 음악은 시작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입구를 지나 로비로 들어서자 공기의 높이가 달라졌다. 바깥의 빛은 여전히 안으로 따라 들어오고 있었지만, 안쪽은 조금 더 낮고 고요했다. 벽면의 포스터와 안내문, 가지런한 리플렛, 복도 벤치에 잠시 앉아 있는 사람들, 누군가를 기다리며 천천히 프로그램을 읽는 관객들. 별것 아닌 풍경인데도 그날은 그것들이 유난히 마음에 오래 남았다. 클래식을 기다리는 관객들의 표정에는 어딘가 품위가 있었다. 사람은 공간에 들어서며 먼저 마음의 속도를 조절한다. 서초센터는 바로 그 일을 잘하는 공간이었다. 사람을 서두르게 하지 않고, 잠시 머물게 하고, 이제 곧 울릴 소리를 몸 안쪽에서부터 기다리게 했다.
리스닝룸 앞에 섰을 때는 그 느낌이 더 짙어졌다. 방 안에서는 클래식 영상과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몇몇 사람은 문득 걸음을 멈춘 채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직 공연은 시작되지 않았는데, 이 건물 전체가 이미 하나의 전주곡처럼 느껴졌다. 음악은 악기의 첫 음에서만 시작되는 것이 아니었다. 기다리는 사람들의 뒷모습에서 시작되고, 복도에 가만히 놓인 침묵에서 시작되고, 아직 울리지 않은 소리를 기다리는 마음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그날의 서초센터는 유난히 따뜻했다. 클래식 공연이라면 많은 이들이 예술의전당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그 상징은 여전히 크다. 하지만 이날 내가 걸어 들어간 서초센터는 다른 방식으로 품위를 보여주고 있었다. 크지 않아서 더 가까웠고, 화려하지 않아서 더 깊었다. 로비와 복도, 리스닝룸과 공연장, 기다림과 머묾의 시간이 모두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져 있는 이곳에서 클래식은 멀리 있는 예술이 아니라 손을 뻗으면 닿을 듯 가까운 숨결이 되었다. 그래서였을까. 공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마음이 조금씩 젖어들고 있었다.
공연은 시작 전부터 이미 마음속에서 울리고 있었다
공연장 앞은 사람들로 천천히 차오르고 있었다. 프로그램북을 든 관객들이 벽면에 기대어 순서를 다시 훑고, 누군가는 아무 말 없이 객석으로 들어갈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서자 무대 위에는 스타인웨이 그랜드피아노와 의자 몇 개가 단정하게 놓여 있었다. 실내악 무대는 늘 단출하다. 그러나 나는 그 단출함 앞에서 자주 무력해진다. 저 몇 개의 악기와 몇 사람의 몸이, 저토록 비어 보이는 무대가, 어떻게 사람의 마음 안에 오래 잠들어 있던 어떤 계절을 깨워낼 수 있는지 늘 신기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날, 공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내 마음을 흔든 장면이 하나 있었다. 서울문화재단 송형종 대표와 강동석 바이올리니스트가 마주 서서 인사를 나누는 순간이었다. 누군가에게는 짧은 환담에 지나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내게 그 장면은 그냥 지나가는 장면이 아니었다. 나는 20년 전부터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시절의 강동석 선생을 기억하고 있다. 그때 그는 지금보다 훨씬 젊었지만 이미 그 이름만으로도 봄의 공기를 바꾸는 사람이었다. 서울의 봄이 지금보다 더 거칠고, 클래식을 향한 갈증이 더 날것으로 남아 있던 시절, 강동석이라는 이름은 음악 이상의 의미로 다가왔다. 그것은 어떤 품격이었고, 어떤 긴장이었고, 쉽게 무너지지 않는 신뢰였다.
전체 내용보기
18.04.2026 무너지는 해안선 앞에서 쓴 기록... 오마이뉴스 덕분에 가능했다
집 앞에 놓인 우편물 하나가 가슴을 뛰게 했다. 묵직한 무게감과 정성스러운 포장, 그리고 익숙한 이름 하나, 발신지는 산지니출판사였다.
조심스레 포장을 풀자, 그동안 <오마이뉴스>에 기고해 왔던 해안의 기록들이 한 권의 책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현장을 걷고, 바라보고, 질문하며 써 내려간 글들이 출판사의 제안으로 묶여 돌아온 것이다. 제목은 〈무너지는 해안선, 사라지는 풍경〉. 부제는 '해양 다큐멘터리 PD의 국내 해안선 탐사보고서'다.
봄꽃이 피는 4월에 이 책을 마주한 일은 우연이라기보다 오래 이어져 온 기록의 시간이 조용히 인사를 건네는 순간처럼 느껴졌다. 기쁨보다 먼저 떠오른 감정은 감사와 책임감이었다. 이 책은 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조금씩 사라지고 있는 해안의 목소리를 대신 전하는 기록이기 때문이다.
사라지는 풍경 앞에서, 기록으로 남긴 동해안의 시간
전체 내용보기
조심스레 포장을 풀자, 그동안 <오마이뉴스>에 기고해 왔던 해안의 기록들이 한 권의 책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현장을 걷고, 바라보고, 질문하며 써 내려간 글들이 출판사의 제안으로 묶여 돌아온 것이다. 제목은 〈무너지는 해안선, 사라지는 풍경〉. 부제는 '해양 다큐멘터리 PD의 국내 해안선 탐사보고서'다.
봄꽃이 피는 4월에 이 책을 마주한 일은 우연이라기보다 오래 이어져 온 기록의 시간이 조용히 인사를 건네는 순간처럼 느껴졌다. 기쁨보다 먼저 떠오른 감정은 감사와 책임감이었다. 이 책은 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조금씩 사라지고 있는 해안의 목소리를 대신 전하는 기록이기 때문이다.

사라지는 풍경 앞에서, 기록으로 남긴 동해안의 시간
전체 내용보기
18.04.2026 금가락지 하나 없던 시어머니 유산, 텃밭에서 나왔다
요즘 나는 지독한 글태기에 빠졌다. 이 글도 며칠째 제자리 걸음이다. 글태기에 빠진 원인은 명확했다. 몸과 마음이 지쳐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1일, 직장에서 정기 인사 발령이 있었다. 규모가 큰 도서관인 만큼 업무도 많을 뿐 아니라, 민원도 많은 곳이었다. 그러나 내게 주어진 과업을 완성하기 위해 신발 끈 대신 양손에 손목 보호대를 단단히 동여매며 전의를 다졌다. 퇴근 후에는 침대로 그대로 직행했다. 버스정류장 노상에서 주인을 기다리다 시들어버린 봄나물처럼 육체도 마음도 시들어갔다.
입맛이 있을 리가 없었다. 그저 밥 때가 되면 먹었다. 소진한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 간식까지 챙겨 먹었더니 외려 몸무게는 더 늘어났다. 붓고 푸석푸석한 얼굴, 돌덩이같이 뭉친 어깨 근육. 정말이지 최악의 컨디션이었다.
이 와중에 원고 마감일은 다가왔다. 틈틈이 토막 난 시간을 끌어다 글을 썼다. 그런데 다 쓰고 나면 분량만 채웠지 문장과 문단 사이가 생선 토막처럼 뚝뚝 끊겨 있었다. 사람의 영혼까지 비릿하게 만드는 이 글태기를 이겨낼 방도가 없어 보였다.
새 흙을 뚫고 기어이 올라온 머위 잎사귀
모처럼 쉬는 날이었다. 발목에 모래주머니라도 단 듯, 무거운 걸음으로 남편과 함께 집 앞 텃밭을 서성거렸다. 남편은 최근 150평쯤 되는 텃밭에 새 흙을 대대적으로 받았다. 돌아가신 시부모님이 전업 농부였다면, 남편은 그 땅을 겨우 지켜가는 부업 농부였다.
올해는 특히 새 흙도 받아 가며, 적극적으로 무엇을 심을지 구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다. 새 흙을 너무 많이 받은 것이다. 매년 머위와 참나물이 자라던 일부 밭 자락까지 두꺼운 흙더미가 덮어버렸다. 아쉽지만 새 흙이 덮인 자리에는 봄나물을 못 보겠구나 싶었다.
그때였다. 새 흙바닥 군데군데에서 초록 잎 몇 개가 눈에 띄었다.
"여보, 이거 머위 아냐?"
"와, 못 올라올 줄 알았는데. 결국 올라왔네."
전체 내용보기
지난 4월 1일, 직장에서 정기 인사 발령이 있었다. 규모가 큰 도서관인 만큼 업무도 많을 뿐 아니라, 민원도 많은 곳이었다. 그러나 내게 주어진 과업을 완성하기 위해 신발 끈 대신 양손에 손목 보호대를 단단히 동여매며 전의를 다졌다. 퇴근 후에는 침대로 그대로 직행했다. 버스정류장 노상에서 주인을 기다리다 시들어버린 봄나물처럼 육체도 마음도 시들어갔다.

입맛이 있을 리가 없었다. 그저 밥 때가 되면 먹었다. 소진한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 간식까지 챙겨 먹었더니 외려 몸무게는 더 늘어났다. 붓고 푸석푸석한 얼굴, 돌덩이같이 뭉친 어깨 근육. 정말이지 최악의 컨디션이었다.
이 와중에 원고 마감일은 다가왔다. 틈틈이 토막 난 시간을 끌어다 글을 썼다. 그런데 다 쓰고 나면 분량만 채웠지 문장과 문단 사이가 생선 토막처럼 뚝뚝 끊겨 있었다. 사람의 영혼까지 비릿하게 만드는 이 글태기를 이겨낼 방도가 없어 보였다.
새 흙을 뚫고 기어이 올라온 머위 잎사귀
모처럼 쉬는 날이었다. 발목에 모래주머니라도 단 듯, 무거운 걸음으로 남편과 함께 집 앞 텃밭을 서성거렸다. 남편은 최근 150평쯤 되는 텃밭에 새 흙을 대대적으로 받았다. 돌아가신 시부모님이 전업 농부였다면, 남편은 그 땅을 겨우 지켜가는 부업 농부였다.
올해는 특히 새 흙도 받아 가며, 적극적으로 무엇을 심을지 구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다. 새 흙을 너무 많이 받은 것이다. 매년 머위와 참나물이 자라던 일부 밭 자락까지 두꺼운 흙더미가 덮어버렸다. 아쉽지만 새 흙이 덮인 자리에는 봄나물을 못 보겠구나 싶었다.
그때였다. 새 흙바닥 군데군데에서 초록 잎 몇 개가 눈에 띄었다.
"여보, 이거 머위 아냐?"
"와, 못 올라올 줄 알았는데. 결국 올라왔네."
전체 내용보기
사회
-
Empty Source!
하이 테크
- ‘Fall Guys’와 ‘Gang Beasts’ 개발진이 만든 신작 게임 ‘Task Time’ 공식 출시
- Omdia: VIDAA Set to Overtake LG’s webOS in Europe as Chinese TV Brands Gain Ground
- 옴디아, 중국 TV 브랜드 약진 속 유럽에서 비다가 LG의 웹OS 추월 전망
- Toshiba Starts Sample Shipments of New “SmartMCD™” Series Product Integrating Microcontroller and Motor Driver
- 도시바, 마이크로컨트롤러와 모터 드라이버 통합한 신제품 ‘스마트MCD’ 시리즈 샘플 출하 개시
엔터테인먼트
-
Empty Sour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