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기사
"한국이 아우디 기준 만든다", 첫 방한 독일 아우디 회장이 던진 메시지

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반얀트리호텔 기자회견장. 독일 고급차 브랜드인 아우디 본사의 게르노트 될너 회장(CEO)는 "한국에 처음 왔다"고 했다. 이어 "첫 방문이지만, 한국과는 오래전부터 연결돼 있다고 느껴왔다"고 말했다.

그의 첫 방문 목적은 물론 아우디의 베스트 셀링 모델인 '에이6(A6)' 신차를 소개하는 것이었지만, 그의 연설 대부분은 제품보다는 한국 시장의 중요성과 향후 미래전략에 대한 약속으로 채워졌다.

될너 회장은 "한국은 단순한 차량 판매를 넘어 영향력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 시장"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이 밝힌 자동차시장의 전략에서 한국을 '글로벌 벤치마크(기준점)'라고 규정했다. 그는 "한국 고객의 높은 디지털 이해도와 디자인 감각, 프리미엄 품질에 대한 기대감은 아우디의 기준을 끌어올리도록 한다"면서 "글로벌 브랜드 정체성을 정의하는 데도 (한국 시장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한국은 단순한 소비 시장이 아니라 제품과 브랜드 전략이 검증되는 '테스트베드'이자 '제품의 미래 방향 설정지'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

과거의 실패 인정한 될너 회장 "한국 고객이 아우디 기준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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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집 앞에 편의점을 연 뒤로 자주 가게에서 시간을 보낸다. 유명 프랜차이즈의 간판을 달고는 있지만, 세련된 도시의 편의점이라기보다 동네 별별 사람들이 별별 이야기를 다 털어놓거나 푸념을 늘어놓는 고해성사 하는 곳 비슷하다. 통유리창 너머로 낡은 빌라들을 보고 있으면, 그곳에 뿌리 내린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이 보인다.

"아까 내가 여기서 변비약 샀쥬?"

어느 토요일 오후, 바랜 꽃무늬 카디건을 걸친 할머니 한 분이 들어오시며 물으신다. 포스기 화면을 살피다 고개를 들고는,

"아뇨, 어머님. 변비약이면 아마 저 밑에 약국에서 사셨을 거예요. 저희 같은 편의점엔 그런 약 안 팔아요."

할머니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냉장고 쪽으로 느릿느릿 걸음을 옮기셨다. 그러더니 익숙한 손길로 콜라 한 병을 집어 들고 다시 카운터로 오셨다.

"그럼 아까 내가 여기서 콜라 샀었나?"
"아뇨, 오늘은 여기 처음 오신 거예요."
"그럼 내가 어디서 샀지? 아까 분명히 샀는데. 그럼 다른 집인가? 내가 여기서 안 산 거 확실하쥬? 이상하네..."

할머니는콜라를 손에 쥐고 멍하니 밖을 내다보셨다. 이 할머니가 누구인지는 안다. 가게를 열고 처음 우리 편의점에 오셔서 "여기 주인이 바뀌었슈?" 하고 물으셨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다음에도, 또 그다음에도 똑같이 물으셔서 아하, 치매기가 조금 있으시구나 싶었다. 하지만 계산도 정확히 하시고, 인근 시장에서 장도 야무지게 보셔서 들고 오시는 걸 보면 일상에 큰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닌 듯했다.

이후 할머니는 거의 매일 들러 콜라나 심심풀이 과자를 하나씩 사 가신다. 당분이 많다고 며느리가 콜라를 못 마시게 하는데, 그래도 이게 젤 속이 시원해, 하신다. 당분이 몸에 나쁠 것 같아 제로콜라를 권해드린 적이 있는데, "이게 정말 설탕이 없는 거유? 그래도 달달하네?" 하며 신기해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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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리면 들어가서 자요, TV는 틀어 놓고 왜 졸고 있어."
"응, 나 안 자는데…."
"뭐가 안 자. 꾸벅꾸벅 조는데…."

아내와 자주 하는 실랑이다. 요즘 TV만 틀면 어느새 눈이 감긴다. 재미없는 프로그램이어서가 아니다. 조수석에 앉을 때도 십중팔구 존다. 친구 차를 얻어 탔을 때도 마찬가지다. "운전하는 사람에게 미안하지도 않느냐"는 지청구가 뒷 좌석의 아내로부터 날아온다.


이게 무슨 병인가. 늙었다는 징표인가. 뇌과학은 이렇게 설명한다. 뇌에는 각성 상태를 유지하는 뇌간망양체(腦幹網樣體)라는 스위치가 있다. 몸이 편안하고, 움직임이 없고, 자극이 단조로우면 뇌는 이 스위치를 내린다. "지금은 쉬어도 된다"고. 그런데 아이들은 그렇지도 않은 걸 보면 늙은이에게 뇌가 더 자주 스위치를 내리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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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이 만든 조용한 독서 모임에 다녀왔습니다. 같은 책을 읽고 감상을 나누는 일반적인 독서 토론 모임이 아닙니다. 각자 읽고 싶은 책을 가져와 그저 조용히 읽다 헤어지는 모임입니다. '사일런트 리딩'이라 부르는 이런 행사는 제가 사는 베를린에서도 몇 년 전부터 입소문을 타고 있습니다.

고풍스러운 보데 박물관(Bode Museum) 카페에서 열리는 모임이 대표적이지요. 하지만 베를린 거주 한국인을 위한 조용한 독서 모임은 제가 알기로는 지인의 행사가 유일합니다.

늘 에너지 넘치는 지인은 손도 큽니다. 본인 사업장을 장소로 선뜻 내어주고 커피와 다과까지 무료로 준비하니까요. 그러면 참석자들은 각자 형편에 맞춰 소소한 간식 거리를 들고 나타납니다. 초콜릿, 직접 만든 약밥, 과자 등을 주섬주섬 테이블에 올려두다 보면, 어색했던 공기는 어느새 뭉근하고 따듯하게 풀립니다. 나이, 성별, 관심사도 제각각인 사람들이 순수하게 책을 읽으려고 한곳에 모입니다.

집에서 뒹굴며 세상 편하게 읽으면 그만인 책을 왜 모여서 읽을까요? 내향인을 위한 '묵언 수행 파티' 느낌일까요? 아니면 독일어와 독일 사람 틈에서 치열하게 살다가, 가끔은 이렇게 최소한의 에너지만 써도 되는 모임에서 위로와 영감을 얻는 걸까요? 그도 아니면, 성향 막론하고 인간이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일까요?

결론은 '모두 맞다'입니다. 저만해도 아이 학교 학부모 모임이나 독일 지인 생일 파티에 가면 대화 소재가 금방 바닥나고 뻘쭘하기 일쑤입니다. 한국에서도 내향인이나 외국인이면 사람 많이 모인 행사에서 어색해 하듯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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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신한 연둣빛이 내려앉은 산이 예뻐서 자꾸 바라보게 되는 요즘이다. 여기저기 겹벚꽃이 피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겹벚꽃 명소로 잘 알려져 있는 불국사에 갔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라 아침 일찍 서둘렀다.

오전 9시 쯤 도착했는데도 주차장은 거의 만차였다. 겨우 차를 세우고 잠시 걸으니 그야말로 꽃세상이 펼쳐져 있고 꽃 만큼 많은 사람들은 화려한 봄을 제대로 즐기고 있었다. 풍성한 겹벚꽃이 마음마저 넉넉하게 해주는 것 같다. 불국사 겹벚꽃을 보러갈 때는 정문주차장이 아닌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우는 것이 훨씬 수월하다. 겹벚꽃은 불국공원에 피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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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하나가 통째로 물들다
4월 20일, 지하철 4호선 수리산역 3번 출구를 나서자마자 시야를 가득 채운 것은 타오르는 듯한 분홍의 물결이었다. 도보로 불과 3분 거리에 있는 철쭉동산은 '역세권'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봄의 압도적인 색채가 도시 한복판으로 깊숙이 스며들어 있었다.

언덕에 가까워질수록 그 색채는 비현실적일 만큼 선명해졌다. 언덕 위로 오르자 꽃보다 먼저 사람들의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누군가는 셔터를 누르고, 누군가는 그 화사한 풍경 속에 가만히 서 있었다. 각자의 방식으로 생의 한순간인 '봄'을 붙잡으려 애쓰는 풍경. 그것은 꽃의 개화만큼이나 경이로운 장면이었다.


이 장엄한 풍경 앞에서 문득 이 땅의 과거를 떠올려본다. 1999년 송전탑이 세워진 삭막한 언덕에변화가 시작된 것은 군포시 공무원들과 시민들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면서부터다. 한 그루, 한 그루 묘목을 심던 손길들이 모여 2만 제곱미터의 언덕을 빈틈없는 철쭉 군락으로 채웠다. 20여 년의 시간이 흐르자 이곳은 당당히 '군포 8경' 중 제6경에 이름을 올렸다. 정성으로 빚어낸 기적이기에 그 의미는 더욱 또렷하다.

누군가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기록한다는 것

시간이 날 때마다 카메라를 들고 여행을 다닌 지도 어느덧 10년이 넘었다. 카메라 두 대를 양어깨에 메고 다니는 탓인지, 낯선 이들은 종종 나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건넨다.

"작가님, 실례가 안 된다면 사진 한 장 부탁드려도 될까요?"

솔직히 말하면 예전에는 이런 부탁이 달갑지만은 않았다. 취미로 하고 있는 사진생활에 '작가'라는 호칭은 내게 과분하게 느껴졌고, 사색의 흐름이 끊기는 것도 아쉬웠다. 요청이 이어지면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내야 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찍어준 사진을 보며 환하게 웃던 어느 노부부의 모습을 마주한 이후 생각이 달라졌다. 나에게는 스쳐가는 한 장면일지라도, 누군가에게는 오래 간직하고 싶은 단 한 번의 순간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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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CU에 운송을 담당하던 화물노동자들이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며 파업을 이어가던 중 노조원 1명이 사측 물류차에 깔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원청 사업주에게 하청노조와 교섭할 의무를 부과한 노란봉투법이 시행됐지만, 원청인 BGF리테일이 교섭을 회피하고 노사관계가 악화되는 과정에서 참변이 일어난 것이다. CU 편의점을 운영하는 BGF그룹은 화물 노동자 뿐 아니라, 가맹점주의 착취논란이 지속적으로 있어왔다.

점주들은 본사의 일방적인 영업 정책, 불합리한 수익 배분 구조, 과도한 위약금 등을 주요 원인으로 지적하며 개선을 요구해 왔다. 노란봉투법은 노동자의 안전과 착취문제를 개선할 필요성에 따라 도입된 법이다.

언론사 오너 일가이자 검사장 출신인 BGF그룹 회장과 같은 로열패밀리도 법 앞에선 평등해야 한다.

1) 정부 "미국의 정보 공유 제한에 상응조치 검토"

인도를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구성 핵시설' 발언과 관련해 정동영이 잘못한 게 없다고 옹호했다. 경향신문은 보안 조사에서 정동영의 '정보 유출'을 발견하지 못한 정부가 미국의 대북정보 공유 제한 조치에 상응하는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밤 X에 "정동영이 '미국이 알려준 기밀을 누설'했음을 전제한 모든 주장과 행동은 잘못"이라며 "대체 왜 이런 터무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자세히 알아봐야겠다"고 밝혔다.

정동영은 지난달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북한 우라늄 농축시설 소재지로 기존에 알려진 영변·강선 외에 구성을 추가 언급했다. 미국은 이 발언이 1987년 체결한 한미 군사비밀보호협정에 위반된다고 보고 대북 위성 정보 공유를 일부 제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국민의힘은 정동영 장관 해임을 주장했다.

그러나 정동영은 같은 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정책을 설명한 것을 정보 유출로 모는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며 "지난해 7월 14일 인사청문회 때도 구성을 언급했는데 아홉 달이 지나서 느닷없이 이 문제를 들고 나온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해외 순방 중 나온 이 대통령의 메시지는 정동영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경향신문에 "정동영의 발언과 관련해 광범위한 보안 조사를 실시했으나 관계 부처에서 (정보가) 유출된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이 우리 쪽과의 공유를 중단한 대북 정보의 규모가 50~100쪽에 달한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해 "사실과 다르다"며 "미국 측이 우리 측에 제공해오는 정보가 일부 제한되고 있기는 하나 여타 수단으로 이를 보완하고 있으며, 대북 정보 수집 및 감시에는 이상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북한 관련 정보는 우리가 미국으로부터 제공받는 것도 있지만, 동시에 우리가 미국에 제공하는 부분도 있어 양측 간에 상호 보완적인 성격이 있다"며 "따라서 미국의 조치에 대해 우리 측도 상응하는 조치를 검토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왜 이런 터무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자세히 알아봐야겠다"고 한 대통령의 발언에 주목했다. 시간 순서상 대통령이 정부 차원의 보안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더 자세한 경위 파악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사태 전개에 따라서는 미국 측의 정보 제한 사실을 언론에 흘린 '정부 관계자'나 '여권 관계자'에 대한 내부 조사나 인사 조치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 배우겠다는 인도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일 이 대통령과의 정상 오찬에 양국 기업인을 이례적으로 초청하며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를 배워서 파트너십이 더욱 강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회담 후 브리핑에서 "정부 인사들 간 국빈 오찬에 기업을 초대한, 형식을 파괴한 매우 이례적인 행사가 개최됐다"며 모디의 발언을 소개했다.

한국 대통령의 인도 국빈 방문은 8년 만이다. 오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등 한국 기업인 11명이 자리했다. 이 대통령은 오찬에서 "소년공과 차이왈라(홍차 상인)의 공통된 삶의 궤적이 있다"며 두 정상의 공통된 젊은 시절의 역경을 부각해 친밀감을 표현했다. 모디는 이에 "인도의 스케일과 한국의 스피드가 결합하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모디는 또 "조만간 한국 기업인들을 직접 초대해 인도 진출 애로사항을 듣고 해법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인도 총리가 '빨리빨리 문화'를 언급한 것은 정황상 한국의 신속한 일 처리를 호평한 것으로 해석된다. '빨리빨리 문화'가 우리나라의 고속 경제성장에 기여한 측면이 있지만, 국내에서는 '안전 불감증'이나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하는 분위기를 조장하는 등 폐해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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