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기사
송영길 전 보좌관, 항소심도 실형... '돈봉투 의혹'은 또 무죄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전 민주당 대표)의 보좌관 출신 박용수씨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논란이 된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관련 혐의는 이번에도 무죄가 선고됐다.
30일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이재권 박주영 송미경)는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박씨의 항소심 선고기일에서 양측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은 징역 1년 2개월, 9240만원 추징을 선고했다.
재판부의 판단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뉘었다.
① 민주당 당대표 경선 과정 돈봉투 살포 혐의 : 무죄
② 사단법인 먹사연 관련 여론조사비 대납 혐의 :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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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1.2026 이 대통령 "부동산 정상화, 국민 믿고 비난 감수하면 될 일"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투기 억제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31일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부동산 정상화는 5천피, 계곡 정비보다 훨씬 쉽고 더 중요한 일"이라고 전했다.
앞서 이 대통령이 등호(=) 표시와 함께 적은 글은 이랬다.
"불법계곡 정상화 = 계곡 정비,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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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1.2026 윤석열 탄핵집회 참석한 중학교 교사, 항소심 '무죄'의 의미

윤석열의 불법 비상계엄 사태 1주년이었던 2025년 12월 3일 광주지검은 공무원 신분으로 대통령 탄핵집회에 참석한 중학교 교사 백모씨에 대한 항소심 무죄 판결에 대해 불복해 상고했습니다. 그에 앞서 11월 26일 항소심 재판부는 백씨에게 내려진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의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 사건을 진행하며 계속 윤석열 탄핵 집회가 열렸던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이 떠올랐습니다. 수많은 인파와 외침 속에서도 아직까지 가장 또렷하게 기억나는 구호는 이것이었습니다.
"윤석열을(선창) 참수하라(후창)."
제가 이 장면이 계속 떠올랐던 이유는, 이 사건에서 문제 된 피고인의 행위 역시 바로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와 단절된 채 이해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탄핵 집회였지만 거리에서는 '탄핵하라'는 구호뿐만 아니라 '참수하라'는 다소 거친 외침까지 함께 울려 퍼졌습니다.
아마도 윤석열의 당무 개입 의혹, 배우자 김건희, 장모 최은순을 둘러싼 각종 범죄 의혹, 해병대 사건 외압 의혹 등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소상히 밝혀줄 것을 요구해왔던 그간 국민적 요청이 제도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쌓여 온 좌절감과 분노가 사회적 온도를 끓어오르게 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러한 맥락과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피고인은 집회에 참석해 "윤석열을 참수하라"고 외치는 것 대신 민요 '뱃노래'를 개사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통령과 그 부인, 국정 운영 전반 등 당시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던 여러 사안들에 대해 비판적·풍자적으로 표현하는 공연을 했고, 이를 이유로 형사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대통령을 비판하면 정치적 목적이 인정된다?

당시 피고인의 신분이 중학교 교사였고, 수사기관은 피고인이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반대할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집회에 참가하였다고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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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1.2026 대통령과 총리의 눈물... "'이제 자네들이 해', 그 말씀이 우리 소명"


"이제 누구에게 여쭙고, 누구에게 판단을 구해야 합니까"
31일 오전 9시.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거행된 고 이해찬 전 국무총리 영결식에서 조사를 낭독하던 김민석 국무총리는 끝내 말을 잇지 못하고 어깨를 들썩였다.
김 총리의 목소리가 떨릴 때마다, 영결식에 온 각 당 정치인과 유족들 역시 곳곳에서 눈물을 훔쳤다. 내빈석 맨 앞자리에 앉은 이재명 대통령 역시 근조 문양을 가슴에 단 채 연신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아냈다. 옆자리에 앉은 김혜경 여사 역시 고개를 숙인 채 흐느끼며 장내의 비통함을 더했다.

상임 장례위원장을 맡은 김 총리는 이 전 총리와의 30년 인연을 회고하며 고인을 향한 그리움을 전했다. 실제 이 전 총리와 서울대학교 선후배 사이인 그는 "여쭤볼 게 아직 많고 판단할 게 너무 많은데, 흔들림도 여전한데 이제 누구에게 의지해야 하느냐"며 "'나는 판단관이지' 하셨던 선배님의 시야가 이미 다음 정부까지 향해있던 것을 안다. '이게 마지막이니 이제 자네들이 해'라던 그 말씀이 무거운 압박이자 소명이 됐다"고 고백했다.
김 총리는 "빚을 많이 졌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마지막 인사와 함께 활짝 웃고 있는 고인의 영정 사진을 향해 깊게 허리를 숙였다.
기후위기 세종의사당부터 다당제 연합까지… "이해찬의 남은 숙제 완수" 약속도

우원식 국회의장 역시 고인을 "시대의 버팀목이자 영원한 동지"라고 소개하며 1982년 춘천교도소 수감 시절부터 이어진 오랜 인연을 떠올렸다. 우 의장은 "어떤 독재 권력 앞에서도 시퍼렇게 호령하시던 남다른 기개가 생생하다"며 "사람들은 당신을 '전략의 달인'이라 부르지만, 우리는 그 전략이 역사적 가치를 현실에서 구현하기 위한 성실한 노력의 다른 이름임을 알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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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1.2026 새벽 5시 25분, 옥천역에 가면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사람

밤의 흔적이 남은 새벽, 역전은 길에서 가장 밝은 빛을 낸다. 활동을 시작하긴 이른 시간이지만, 역은 밤새 데운 온기로 승객들을 맞이한다. 어둠과 빛이 교차하고, 승강장에 잠시 정차한 기차가 다시 출발하는 짧은 시간, 기차역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이들을 만나러 충북 옥천역과 이원역을 찾았다.
오전 5시, '이런 이른 시간에 누가 기차를 기다릴까' 하는 걱정으로 들어선 역엔 역시나, 적막뿐이다. 첫 열차를 타는 승객과의 인터뷰는 불발됐고, 도착한 열차에서 내린 탑승객들의 걸음도 멈춰 세울 수 없었다.
첫 열차는 떠났지만, 어두운 적막을 벗 삼아 한산한 옥천역과 이원역에 나타날 주민을 기다린 덕분에, 또 다른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택 뒷좌석이 열리는 소리, 기차에서 내릴 동료의 인사, 고향으로 데려다줄 기차, 배우자의 느릿한 발걸음... 이번 지면에서는 서로 다른 기다림이 교차하는 순간의 풍경을 담았다.
[오전 5시 25분] 옥천역으로 출근합니다
옥천역에 첫 열차가 도착하는 시간은 오전 5시 34분. 대전에서 출발해 부산까지 운행하는 무궁화호다. 이날 첫 기차 시간에 맞춰 역전에 나타난 이는 탑승객만이 아니다. 45년째 옥천에서 택시 운전을 하는 유재열(71)씨도 옥천역으로 출근했다.
"(옥천읍) 구일리에 옥천출고센터가 있어요. 거기로 출근하는 분들이 첫차 타고 옥천역에 도착하세요. 이분들을 센터까지 태워드리는 게 제 첫 업무라 매일 오전 5시 20분이면 옥천역에 와 있어요. 그 다음 차가 6시 37분에 있어서, 첫 승객들 데려다드리고 다시 옥천역에 돌아오고요."
이에 오전 5시에서 7시 사이에 옥천역에 온다면 유재열씨의 택시를 만날 수 있단다. 오전 5시에 출근한 지 오래돼 이제는 이른 기상이 습관이 됐다고. 그는 아침에 처음 만나는 승객, 아침의 기분이 하루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고 말한다.
"아침에 기분 좋은 손님을 만나면 그 기분이 오래 가요. 반면, 대기 시간이 너무 길어지거나, 무례한 손님을 만나고, 예상치 못한 사고가 나는 등 기분 나쁜 일이 있으면 일할 기운이 나지 않죠. 보통은 오전 5시에 출근해서 오후 5시까지 일하는데, 아침에 일이 있으면 평소보다 일찍 퇴근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가 좋은 기분을 유지하기 위해 지키는 것이 있다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분한 휴식 시간을 꼭 확보하는 것이다.
"택시기사들은 자기가 원하는 만큼 일할 수 있어요. 18시간을 일하든, 20시간을 일하든 자유죠. 그런데 결국 무리해서 일을 하다보면 오래 하지 못해요. 그래서 욕심이 나는 날에도 오후 5시에는 집에 돌아가서 쉬는 거예요."


하루 12시간, 차에서 시간을 보내는 유재열씨는 업무 필수품으로 고속 충전기와 대용량 커피를 꼽았다. 콜을 기다리며 늘 켜두는 핸드폰은 상시 충전하지 않으면 배터리가 금방 방전된다. 이에 그의 운전석엔 고속충전기가 놓였다.
"대기가 길어질 때는 동료를 만나서 커피를 마시기도 해요. 이때 정보도 공유하고, 속 시끄러운 이야기도 하고요(웃음). 커피는 꼭 큰 걸로 사는데, 그래야 대기의 지루함과 운전 중 졸음을 쫓아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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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1.2026 불쌈꾼 백기완, 노투사의 무릎이 그립습니다

백기완 선생님,
날이 춥습니다. 대한(大寒) 지난 이 겨울의 날씨는 참으로 맵습니다.
동안거를 위해 들어앉은 이곳 강원도 산골 마을도 얼음장처럼 차가운 냉동설한입니다.
그러나 정말 추운 건 바깥의 날씨만이 아닐 것입니다. 12.3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을 내쫓고 정권을 바꾸었다고 하지만, 노동조합 조끼를 입었다고 쫓겨나는 세상은 그 자체로 냉동설한입니다. 자본귀족과 노동노예로 나눠진 세상, 노동자와 노동에 대한 차가운 차별과 혐오가 있는 세상은 그 자체로 칼날 같은 한빙지옥(寒氷地獄)입니다.
백기완 선생님께서는 노동에 대한 존중이 인간에 대한 존중이며, 역사에 대한 존중이자 인간 미래에 대한 존중이라고 말씀해 오셨습니다. 백기완 선생께서 90 평생 아스팔트에서, 파업 현장에서 목청껏 노동해방을 외친 것은 단순히 일자리를 달라, 돈을 올려달라는 청원이 아니었습니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려는 몸부림이었고, 당당한 인간존엄의 선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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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1.2026 누굴 만나도 외로운 당신에게 추천합니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정호승 시인의 유명한 이 시구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삶의 기저에 '외로움'이 깔려있음을 모르는 이는 없을 듯하다. 우리는 홀로 있을 때뿐 아니라, 사랑하는 이와 함께 있거나 시끌벅적한 모임에 속해 있을 때조차 불현듯 외로움을 느낀다. 하지만, 자신이 '외롭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이를 수용하며 살아가는 이들은 많지 않다. 대신 외로움을 몰아내기 위해 사랑을 갈구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빠져들며, 더 바쁘게 자신을 몰아치곤 한다. 외롭지 않아야만 삶이 괜찮아질 것처럼 군다.
외로움에 물러서지 않는다면 어떨까. 외로움을 인지하고, 이를 수용하면서 또 동시에 연결되어 간다면 그 자체로 '치유'가 시작된다. 이 과정은 '외로워도 괜찮다'는 따뜻한 위로를 전하기 때문이다.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러브미>는 이런 '외로움'을 주제로 한 드라마다. 이 드라마의 인물들은 '외로움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알려준다.
외로움을 수치로 여기지 않기
심리학에서 외로움은 '원하는 유대감과 실제 경험하는 것 사이의 간극'으로 정의된다. 사람은 이런 간극을 느낄 때 사회적 행동을 통해 연결을 추구한다. <외로움 벗어나기 프로젝트>의 저자 제러미 노벨은 외로움은 '진화적으로 인간이 서로 의지하고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데 도움이 되는 감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외로움은 수치스러운 것'이라 설파하기에 많은 이들은 수치심에서 벗어나고자 마치 '간극'이 없는 것처럼 살아간다. 대체로 실제 경험하는 외로움을 부인하거나, 유대감을 원하지 않는 것처럼 자신을 속이는 것이다.
<러브미>의 준경(서현진)이 바로 딱 그런 인물이다. 산부인과 의사인 준경은 수련의 시절 어머니 미란(장혜진)이 자신을 만나러 오다가 교통사고를 당한 장면을 목격한다. 미란은 이 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는다. 준경은 고통스러워하는 어머니를 더 이상 마주하지 못하고, 가족을 떠나 혼자 살아간다. 퇴근 후엔 늘 어두컴컴한 집에서 잠 못 드는 괴로운 밤을 보내지만, 그를 걱정해 주는 친구 수진(이지혜)에게 조차 "어쩌냐, 난 외롭지가 않은데"라고 부인한다.
하지만 미란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자 준경은 그제야 깨닫는다. 자신이 사고로부터, 그로 인한 죄책감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스스로를 고립시키며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살아왔다는 것을 말이다. 결국 자신의 외로움을 인정한 준경은 수진에게 말한다.
"혼자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 싸울 수도 없고, 화해할 수도 없고, 위로할 수도 없고 위로받을 수도 없고, 혼자 할 수 있는 건 외로운 거밖에 없네." (2회)
그리곤 마침내 자신에게 다가온 인연 도현(장률)의 마음을 받아들인다. 외로움을 부인하지 않고, 인정하며 받아들일 때 우리는 누군가와 손잡을 용기를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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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 시인의 유명한 이 시구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삶의 기저에 '외로움'이 깔려있음을 모르는 이는 없을 듯하다. 우리는 홀로 있을 때뿐 아니라, 사랑하는 이와 함께 있거나 시끌벅적한 모임에 속해 있을 때조차 불현듯 외로움을 느낀다. 하지만, 자신이 '외롭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이를 수용하며 살아가는 이들은 많지 않다. 대신 외로움을 몰아내기 위해 사랑을 갈구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빠져들며, 더 바쁘게 자신을 몰아치곤 한다. 외롭지 않아야만 삶이 괜찮아질 것처럼 군다.
외로움에 물러서지 않는다면 어떨까. 외로움을 인지하고, 이를 수용하면서 또 동시에 연결되어 간다면 그 자체로 '치유'가 시작된다. 이 과정은 '외로워도 괜찮다'는 따뜻한 위로를 전하기 때문이다.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러브미>는 이런 '외로움'을 주제로 한 드라마다. 이 드라마의 인물들은 '외로움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알려준다.
외로움을 수치로 여기지 않기

심리학에서 외로움은 '원하는 유대감과 실제 경험하는 것 사이의 간극'으로 정의된다. 사람은 이런 간극을 느낄 때 사회적 행동을 통해 연결을 추구한다. <외로움 벗어나기 프로젝트>의 저자 제러미 노벨은 외로움은 '진화적으로 인간이 서로 의지하고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데 도움이 되는 감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외로움은 수치스러운 것'이라 설파하기에 많은 이들은 수치심에서 벗어나고자 마치 '간극'이 없는 것처럼 살아간다. 대체로 실제 경험하는 외로움을 부인하거나, 유대감을 원하지 않는 것처럼 자신을 속이는 것이다.
<러브미>의 준경(서현진)이 바로 딱 그런 인물이다. 산부인과 의사인 준경은 수련의 시절 어머니 미란(장혜진)이 자신을 만나러 오다가 교통사고를 당한 장면을 목격한다. 미란은 이 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는다. 준경은 고통스러워하는 어머니를 더 이상 마주하지 못하고, 가족을 떠나 혼자 살아간다. 퇴근 후엔 늘 어두컴컴한 집에서 잠 못 드는 괴로운 밤을 보내지만, 그를 걱정해 주는 친구 수진(이지혜)에게 조차 "어쩌냐, 난 외롭지가 않은데"라고 부인한다.
하지만 미란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자 준경은 그제야 깨닫는다. 자신이 사고로부터, 그로 인한 죄책감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스스로를 고립시키며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살아왔다는 것을 말이다. 결국 자신의 외로움을 인정한 준경은 수진에게 말한다.
"혼자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 싸울 수도 없고, 화해할 수도 없고, 위로할 수도 없고 위로받을 수도 없고, 혼자 할 수 있는 건 외로운 거밖에 없네." (2회)
그리곤 마침내 자신에게 다가온 인연 도현(장률)의 마음을 받아들인다. 외로움을 부인하지 않고, 인정하며 받아들일 때 우리는 누군가와 손잡을 용기를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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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1.2026 "망쳐도 그만" 기대치 '0' 펜탁스 MZ-10의 대반전
세상의 모든 사물에는 그에 걸맞은 무게가 있다. 어떤 것은 이름만으로도 묵직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어떤 것은 깃털처럼 가벼워 기억의 수면 위로 좀체 떠오르지 못한다. 카메라의 세계, 특히 필름 카메라의 역사라는 거대한 숲에서도 이러한 명암은 뚜렷하다.
사람들은 흔히 '펜탁스(Pentax)'라는 숲을 거닐 때, 단단한 황동으로 빚어진 기계식 수동 카메라라는 거목(巨木)들을 우러러보거나, MZ-S처럼 기술의 정점에 섰던 화려한 꽃들만을 기억하려 든다. 역사는 승자, 혹은 독보적인 개성을 지닌 자들만을 기록하기 때문이다. 그 화려한 기록의 틈새, 기억의 사각지대에 MZ 시리즈의 보급형 모델들이 있다.
수동기의 낭만도, 플래그십의 압도적인 성능도 갖추지 못한 어정쩡한 위치. 필름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던 과도기, 그 혼란스러운 시절에 태어나 '보급형'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소비되다 조용히 사라져 간 기계들. 나에게도 그들은 그런 존재였다.
나의 '펜탁시안(Pentaxian)' 시절은 'ist 시리즈'라는 디지털의 여명기에서 시작되었고, 필름에 대한 동경은 으레 그렇듯 차가운 금속성이 느껴지는 수동 기계 쪽으로만 기울어 있었다. MZ-S를 제외한 AF 필름 SLR은 내 사진 인생의 목록에 단 한 번도 등재된 적 없는,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유령과도 같았다.
기계들의 무덤에서 건져 올린 가벼움
만남은 우연을 가장하여 찾아왔다. 옥션이라는 거대한 욕망의 장터에서 나는 부품용으로 쓸 요량으로 카메라 뭉치를 낙찰받았다. 누군가의 손때가 묻다 못해 이제는 작동 여부조차 알 수 없는 고장 난 기계들의 무덤. 그 박스를 열었을 때, 렌즈조차 없이 캡으로 입을 막은 채 덩그러니 놓여 있는 바디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MZ-10이었다. 첫 대면의 인상은 '허무함'에 가까웠다. 손을 뻗어 바디를 쥐는 순간, 나는 헛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묵직한 손맛은커녕, 속이 텅 비어 있는 듯한 플라스틱의 가벼움이 손바닥을 통해 전해졌다. 그것은 마치 "나에게 아무런 기대도 하지 마세요"라고 속삭이는 듯했다. 화려한 마그네슘 합금도, 정교한 다이얼의 절삭 가공도 없는 온통 검은 플라스틱 덩어리.
한국의 필름 카메라 시장에서 캐논의 EOS나 니콘의 F 시리즈가 득세할 때, 이 친구는 어디 구석에서 숨죽이고 있었을까. 실사용기를 거의 본 적이 없을 만큼 낯선 외형은 이 카메라를 도구라기보다 조잡한 장난감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셔터를 누르면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 위태로움. 그것이 MZ-10이 내게 준 첫 번째 감각이었다.
기계적인 완성도를 따지자면 이 카메라는 불친절하기 짝이 없었다. 도대체 설계자는 무슨 생각으로 모드 다이얼을 이렇게 배치했을까. 직관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인터페이스를 보며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하지만 건전지를 넣자 녀석은 '깜빡깜빡' 하며 액정의 선명한 글씨들이 깨어났다.
조리개 우선 모드가 작동했고, 셔터 우선 모드도 살아 있었다. 뷰파인더 속의 정보는 빈약했지만, 어쨌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상태였다. AF 필름 카메라(자동 초점 기능이 있는), 그중에서도 보급형 기기를 대하는 태도는 사실 단순하다. "작동하는가?"라는 질문에 "예"라는 대답만 돌아온다면, 나머지는 눈감아줄 수 있다.
커스텀 설정이나 정교한 측광 방식을 기대하는 것은 사치다. "왜 이렇게 만들었지?"라는 의문을 품는 것조차 에너지 낭비다. 그냥 작동하니까 쓴다. 그 단순명료한 체념이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했다. 어차피 버려질 운명이었던 카메라가 아닌가. 이 녀석에게 고기능을 바라는 것은, 경차를 타고 레이싱 트랙을 질주하길 바라는 것과 같은 욕심일 테니까.
나는 이 볼품없는 카메라를 들고나가기로 했다. 냉장고 깊숙한 곳, 구석에서 오랫동안 잊혀 있던 '로모 키노(Lomo Kino)' 필름을 처분하기 위해서였다. 감도는 100에 불과하지만 입자가 거칠어 마치 1960년대 흑백 영화 같은 질감을 만들어내는 필름. 롤필름이라 컷 수에 대한 부담도 없었다.
"망쳐도 그만, 나오면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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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흔히 '펜탁스(Pentax)'라는 숲을 거닐 때, 단단한 황동으로 빚어진 기계식 수동 카메라라는 거목(巨木)들을 우러러보거나, MZ-S처럼 기술의 정점에 섰던 화려한 꽃들만을 기억하려 든다. 역사는 승자, 혹은 독보적인 개성을 지닌 자들만을 기록하기 때문이다. 그 화려한 기록의 틈새, 기억의 사각지대에 MZ 시리즈의 보급형 모델들이 있다.

수동기의 낭만도, 플래그십의 압도적인 성능도 갖추지 못한 어정쩡한 위치. 필름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던 과도기, 그 혼란스러운 시절에 태어나 '보급형'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소비되다 조용히 사라져 간 기계들. 나에게도 그들은 그런 존재였다.
나의 '펜탁시안(Pentaxian)' 시절은 'ist 시리즈'라는 디지털의 여명기에서 시작되었고, 필름에 대한 동경은 으레 그렇듯 차가운 금속성이 느껴지는 수동 기계 쪽으로만 기울어 있었다. MZ-S를 제외한 AF 필름 SLR은 내 사진 인생의 목록에 단 한 번도 등재된 적 없는,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유령과도 같았다.
기계들의 무덤에서 건져 올린 가벼움
만남은 우연을 가장하여 찾아왔다. 옥션이라는 거대한 욕망의 장터에서 나는 부품용으로 쓸 요량으로 카메라 뭉치를 낙찰받았다. 누군가의 손때가 묻다 못해 이제는 작동 여부조차 알 수 없는 고장 난 기계들의 무덤. 그 박스를 열었을 때, 렌즈조차 없이 캡으로 입을 막은 채 덩그러니 놓여 있는 바디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MZ-10이었다. 첫 대면의 인상은 '허무함'에 가까웠다. 손을 뻗어 바디를 쥐는 순간, 나는 헛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묵직한 손맛은커녕, 속이 텅 비어 있는 듯한 플라스틱의 가벼움이 손바닥을 통해 전해졌다. 그것은 마치 "나에게 아무런 기대도 하지 마세요"라고 속삭이는 듯했다. 화려한 마그네슘 합금도, 정교한 다이얼의 절삭 가공도 없는 온통 검은 플라스틱 덩어리.
한국의 필름 카메라 시장에서 캐논의 EOS나 니콘의 F 시리즈가 득세할 때, 이 친구는 어디 구석에서 숨죽이고 있었을까. 실사용기를 거의 본 적이 없을 만큼 낯선 외형은 이 카메라를 도구라기보다 조잡한 장난감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셔터를 누르면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 위태로움. 그것이 MZ-10이 내게 준 첫 번째 감각이었다.

기계적인 완성도를 따지자면 이 카메라는 불친절하기 짝이 없었다. 도대체 설계자는 무슨 생각으로 모드 다이얼을 이렇게 배치했을까. 직관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인터페이스를 보며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하지만 건전지를 넣자 녀석은 '깜빡깜빡' 하며 액정의 선명한 글씨들이 깨어났다.
조리개 우선 모드가 작동했고, 셔터 우선 모드도 살아 있었다. 뷰파인더 속의 정보는 빈약했지만, 어쨌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상태였다. AF 필름 카메라(자동 초점 기능이 있는), 그중에서도 보급형 기기를 대하는 태도는 사실 단순하다. "작동하는가?"라는 질문에 "예"라는 대답만 돌아온다면, 나머지는 눈감아줄 수 있다.
커스텀 설정이나 정교한 측광 방식을 기대하는 것은 사치다. "왜 이렇게 만들었지?"라는 의문을 품는 것조차 에너지 낭비다. 그냥 작동하니까 쓴다. 그 단순명료한 체념이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했다. 어차피 버려질 운명이었던 카메라가 아닌가. 이 녀석에게 고기능을 바라는 것은, 경차를 타고 레이싱 트랙을 질주하길 바라는 것과 같은 욕심일 테니까.
나는 이 볼품없는 카메라를 들고나가기로 했다. 냉장고 깊숙한 곳, 구석에서 오랫동안 잊혀 있던 '로모 키노(Lomo Kino)' 필름을 처분하기 위해서였다. 감도는 100에 불과하지만 입자가 거칠어 마치 1960년대 흑백 영화 같은 질감을 만들어내는 필름. 롤필름이라 컷 수에 대한 부담도 없었다.
"망쳐도 그만, 나오면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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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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