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기사
왕의 귀환 vs 새로운 시대... 시애틀에서 갈린다

UFC가 2년 연속 시애틀을 찾는다. 오는 29일(한국 시간) 미국 워싱턴 시애틀 클라이멋 플레지 아레나에서 있을 UFC Fight Night 271 '아데산야 vs 파이퍼'대회가 그 무대다.
이번 대회는 최근 있었던 파이트 나이트 중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메인이벤트에서 전 UFC 미들급(83.9kg) 챔피언이자 현 랭킹 6위인 이스라엘 아데산야(36·나이지리아/뉴질랜드)와 14위 조 파이퍼(29·미국)가 맞붙으며, 세대교체를 둘러싼 진검승부를 벌이기 때문이다.
한때 체급을 지배했던 스타와 이제 막 정상 문턱을 바라보는 신예의 충돌은 극적인 서사가 잘 만들어진다. 이번 승부 역시 그러한 구도를 갖추고 있다. 특히 최근 UFC 미들급은 챔피언 교체와 경쟁 구도 재편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경기 결과는 단순한 승패를 넘어 향후 타이틀 레이스 전체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흔들리는 전 챔피언, 벼랑 끝에 선 아데산야
아데산야는 오랫동안 미들급의 '얼굴'이었다. 정교한 타격, 독보적인 거리 감각, 그리고 카리스마까지 갖춘 그는 한 시대를 상징하는 챔피언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최근 흐름은 분명히 좋지 않다. 연패가 이어지며 절대 강자의 이미지는 크게 흔들린 지 오래다.
특히 과거와 달리 상대들이 그의 패턴을 분석하고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압박형 타격가, 그래플링 중심 파이터 모두 아데산야를 상대로 해법을 찾는 모습이다. 이는 그가 단순히 컨디션 문제를 넘어 전술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음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데산야의 강점은 여전히 명확하다. 킥복싱 기반의 타격에서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큰 경기 경험 역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한다. 수차례 타이틀전과 메인이벤트를 치르며 쌓은 경험은 어떤 변수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경기 운영 능력으로 이어진다는 평가다.
이번 경기는 단순한 복귀전이 아니다. 패배할 경우 '하락세 고착화'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반면 승리한다면 다시 한 번 타이틀 경쟁에 뛰어들 명분을 확보하게 된다. 특히 미들급이 아직 절대 강자가 없는 과도기라는 점에서, 아데산야의 반등은 곧바로 타이틀 도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는 경기 전 인터뷰에서 "내 타격은 여전히 다른 차원이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는 단순한 허세가 아니라, 커리어 내내 위기 속에서도 반등해온 그의 이력을 고려할 때 충분히 설득력을 가진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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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3.2026 이 대통령 국정지지율 65%... 13년 만에 부동산 정책 긍정률 50% 위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가 27일 발표된 한국갤럽 3월 4주차 조사에서 65%로 나타났다. 취임 후 최고치를 기록했던 전 주 조사 대비 2%p 하락한 결과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전 주 조사 대비 1%p 내린 24%로 집계됐다. 모름/무응답 등 의견유보 답변은 10%였다.
한국갤럽은 24~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총통화 7917명, 응답률 12.6%)에게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이 대통령 국정수행 긍·부정평가 여부 등을 물었다(2점 척도, 재질문 1회).
지역별로 보면, 대구/경북(11%p↓, 63%→52%, 부정평가 28%)과 부산/울산/경남(12%p↓, 69%→57%, 부정평가 33%)의 직무긍정률이 전 주 조사 대비 하락했음에도 대다수 지역 응답자 과반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긍정평가했다.
서울(2%p↓, 63%→61%, 부정평가 27%)과 인천/경기(6%p↑, 63%→69%, 부정평가 23%), 대전/세종/충청(7%p↓, 71%→64%, 부정평가 23%)에서 60%대 직무긍정률이 나타났고, 광주/전라(2%p↓, 87%→85%, 부정평가 8%)의 긍정평가는 80%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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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3.2026 부산행 이준석 "빨간색이 빨간 점퍼 못 입어" 쓴소리

6.3 지방선거가 석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부산 지원전이 이어진다. 여론조사상 출렁이는 민심에 그는 "홍길동도 아니고 빨간색이 빨간색을 못 입는다. 이게 말이 되느냐"라며 출렁이는 '보수텃밭' 상황을 비꼬기도 했다.
27일 개혁신당에 따르면, 이 대표의 이러한 발언은 당원 간담회 형식으로 치러진 정이한 부산시장 예비후보 발대식에서 나왔다. 지난 2월 28일에 이어 다시 정 후보에게 힘을 보탠 그는 "공교롭게도 제가 4년 전에 그 빨간 팀에서 대장을 해봐서 안다. 그때 누가 그 색이 부끄럽다고 한 적이 있느냐"라며 쓴소리를 날렸다.
언급한 '4년 전'은 이 대표가 국민의힘 당대표를 맡았을 때이다. 2021년부터 2022년까지 당시 국민의힘은 이 대표 체제로 지방선거를 치렀다. 당내 갈등으로 탈당한 뒤 개혁신당을 만든 이 대표는 다시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있다. 두 당을 다 겪은 그는 "4년 만에 그들이 퇴보한 것"이라며 최근 국민의힘 위기감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날 발언의 소재가 된 빨간색 점퍼는 실제 사실이기도 하다. 흰색으로 꾸민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이 선거전 곳곳에 등장하자 지역 언론은 '빨간색 대신 흰색, 국힘 색(色)다른 후보들(제주의소리)', '빨간 점퍼 입기 겁난다, 국힘 후보들 아우성(부산일보)' 등의 소식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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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3.2026 민주당 충북도의원 공천방식 논란, 내분으로 번지나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북청주시상당구)이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충북도의원 선거 1선거구(용암2·5개면) 후보 선출 방식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하자, 박문희 전 충북도의회 의장이자 도당 상임고문이 이 의원의 지역위원회 운영 문제를 지적하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 의원은 지난 20일에 이어 26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자신의 SNS에 도의원선거 1선거구 후보 선출 방식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앞서 도당 공관위는 해당 선거구를 송미애 전 도의원과 김해아 후보의 경선지역으로 결정했다.
송미애 전 도의원은 해당 지역구에서 7대 도의원을 지냈고,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이동우 후보에게 패했다. 반면 김해아 후보는 정치 신인으로 무명의 청년 정치인이다.
이 의원은 해당 지역구가 유일한 청년 후보 신청지역으로, 당의 규정에 따라 김해아 후보를 단수공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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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3.2026 '둠벙'에 물 차오르듯, '쉼'을 채우는 도서관

경남 고성에 가면 꼭 빠지지 않고 들르는 곳이 있습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듯이 들르는 고성읍 내 책둠벙도서관입니다. 둠벙은 논에 물을 대기 위해 파 놓은 작은 웅덩이를 뜻하는 사투리입니다. 고성군이 보유한 국가중요농업유산 둠벙에서 이름을 가져온 공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작은 물웅덩이가 논에 생명을 보태듯, 이곳도 마을 한가운데서 지식과 쉼을 길어 올리는 자리입니다.

지난 26일 이곳을 찾았습니다. 도서관 앞에 서면 먼저 넓은 잔디밭과 광장이 눈에 들어옵니다. 옛 운동장을 리모델링한 자리라 공간의 여유가 큽니다. 원형으로 둘러선 벚나무들은 도서관을 지키는 호위무사처럼 보입니다. 하늘에 걸린 오색 가랜드는 바람결을 따라 흔들립니다. 잔디밭 한쪽에는 노란 초승달에 앉은 어린 왕자와 여우가 보입니다. 잠깐 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건물의 처마는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길게 뻗어 있습니다. 원형 기둥이 받치는 회랑에는 빛과 그림자가 번갈아 앉습니다. 천천히 걷기 좋은 자리입니다. 책을 펼치기 전부터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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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3.2026 조타키에 손 묶고 가라앉은 군인, 영화로 기리는 '서해수호의 날',
제11회 서해수호의 날이다. 서해상 북방한계선(NLL)을 둘러싸고 발발한 북한과의 교전, 그로부터 죽고 다친 국군 장병들을 기리는 국가 기념일이다. 두 차례 연평해전, 천안함 침몰, 연평도 포격전 등 10여 년 간 이어진 해상 무력충돌과 구조과정에서 사망한 이가 무려 55명에 이른다. 다치고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하는 이는 100여 명에 이른다.
서해 북방한계선은 남북 간 군사충돌이 가장 빈번히 일어나는 장이다. 해상 완충지대가 없는 데다 남북한이 서로 북방한계선을 바라보는 입장이 다르고 꽃게 조업 등 이권까지 관련돼 있어 충돌의 가능성이 여전히 상존한다. 양국 간 국지적 도발이 일어날 경우 이곳을 가장 가능성 높은 전장으로 꼽는 이들이 많은 이유다.
조국과 국민의 안녕을 위해 싸운 이들
2015년 개봉한 <연평해전>은 제2차 연평해전 실화를 다룬 극영화다. <베테랑> <암살>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국제시장> <내부자들> 등 쟁쟁한 흥행작이 여럿 있었던 해 흥행순위 9위를 기록했던 성공작이다. 관객수 600만 명을 넘겨 손익분기점을 크게 상회했다. 이듬해 초 넷플릭스가 한국에 본격 진출했단 사실을 떠올려 보면 이때야말로 한국영화의 절정기라 볼 수 있을 정도.
영화가 성공한 비결은 역시 실화가 가진 힘이겠다. 2015년이 어떤 해였나. 당시 박근혜 정부는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구호를 전면에 내걸었으나 실제 남북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민간단체가 민통선 이북에 들어가 대북삐라를 날리고, 북한은 이를 겨냥해 총을 쏘는 등의 일이 잇따랐다.
북한 무인기가 남한 영공을 침범해 내려왔고, 서해상 NLL을 둘러싸고 수백 발 포탄과 대응사격이 오가는 일도 있었다. 영화가 한창 상영 중이던 2015년 8월엔 육군 1사단 수색대대 장병들이 비무장지대 추진철책에서 북한군이 설치한 목함지뢰를 밟아 중상을 입는 일까지 벌어졌다. 북한의 위협은 현실이었다. 정부의 구호는 무력하고 공허하기만 했다. 지난 시대 어른들이 해결하지 못한 잘못의 대가를 후세대가 제 피로 치르는 꼴이었다.
제 손을 조타키에 묶고 가라앉았던 군인
600만 명의 관객 가운데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게 20대부터 30대까지의 청년층, 또 절반 가량이 여성이었단 것도 이색적이었다. 전쟁, 또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한 영화의 주 관람층이 통상 50대 이상의 남성이라는 통념을 정면에서 깨는 것이었다. 이색적인 관객 구성에 이뤄진 조사들은 30대 이하 관객이 무려 75%, 여성이 과반이라는 사실을 확인케 했다. 김무열, 진구, 이현우, 이완 등을 캐스팅한 제작사 측도 어리둥절한 일이었다. 젊은이들이 남북관계와 정치, 역사에 무심하다는 편견은 더는 힘을 발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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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북방한계선은 남북 간 군사충돌이 가장 빈번히 일어나는 장이다. 해상 완충지대가 없는 데다 남북한이 서로 북방한계선을 바라보는 입장이 다르고 꽃게 조업 등 이권까지 관련돼 있어 충돌의 가능성이 여전히 상존한다. 양국 간 국지적 도발이 일어날 경우 이곳을 가장 가능성 높은 전장으로 꼽는 이들이 많은 이유다.

조국과 국민의 안녕을 위해 싸운 이들
2015년 개봉한 <연평해전>은 제2차 연평해전 실화를 다룬 극영화다. <베테랑> <암살>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국제시장> <내부자들> 등 쟁쟁한 흥행작이 여럿 있었던 해 흥행순위 9위를 기록했던 성공작이다. 관객수 600만 명을 넘겨 손익분기점을 크게 상회했다. 이듬해 초 넷플릭스가 한국에 본격 진출했단 사실을 떠올려 보면 이때야말로 한국영화의 절정기라 볼 수 있을 정도.
영화가 성공한 비결은 역시 실화가 가진 힘이겠다. 2015년이 어떤 해였나. 당시 박근혜 정부는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구호를 전면에 내걸었으나 실제 남북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민간단체가 민통선 이북에 들어가 대북삐라를 날리고, 북한은 이를 겨냥해 총을 쏘는 등의 일이 잇따랐다.
북한 무인기가 남한 영공을 침범해 내려왔고, 서해상 NLL을 둘러싸고 수백 발 포탄과 대응사격이 오가는 일도 있었다. 영화가 한창 상영 중이던 2015년 8월엔 육군 1사단 수색대대 장병들이 비무장지대 추진철책에서 북한군이 설치한 목함지뢰를 밟아 중상을 입는 일까지 벌어졌다. 북한의 위협은 현실이었다. 정부의 구호는 무력하고 공허하기만 했다. 지난 시대 어른들이 해결하지 못한 잘못의 대가를 후세대가 제 피로 치르는 꼴이었다.

제 손을 조타키에 묶고 가라앉았던 군인
600만 명의 관객 가운데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게 20대부터 30대까지의 청년층, 또 절반 가량이 여성이었단 것도 이색적이었다. 전쟁, 또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한 영화의 주 관람층이 통상 50대 이상의 남성이라는 통념을 정면에서 깨는 것이었다. 이색적인 관객 구성에 이뤄진 조사들은 30대 이하 관객이 무려 75%, 여성이 과반이라는 사실을 확인케 했다. 김무열, 진구, 이현우, 이완 등을 캐스팅한 제작사 측도 어리둥절한 일이었다. 젊은이들이 남북관계와 정치, 역사에 무심하다는 편견은 더는 힘을 발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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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3.2026 문화로 되살린 한국호랑이, 조자용 선생의 흔적을 찾아서
세상은 여전히 어수선하다. 이란 관련 중동 분쟁이 이어지며 국제 정세는 한 치 앞을 가늠하기 어렵고, 국내에서는 대전 안전공업 화재 참사와 같은 사고 소식이 우리의 일상을 무겁게 짓누른다. 이처럼 불안과 긴장이 겹겹이 쌓여가는 시대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붙잡고 나아가야 할 것인가를 자주 묻게 된다.
역설적으로, 같은 시기에 문화는 또 다른 방향에서 힘차게 움직이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컴백 소식은 세계를 다시 한번 들썩이게 하고 있다. 컴백 앨범 '아리랑'이 1896년 미국 유학생 7인이 부른 워싱턴 아리랑 음원이 모티브가 되었다는 서사 등이 흥미롭다. 또한 광화문 라이브 무대에서 펼쳐진 무대는 빛(光)으로 세계의 평화를, 타이틀곡 '스윔(SWIM)'으로 계속해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키고 변화(化)를 하겠다는 하나의 메시지처럼 다가온다. 따뜻함과 경고, 생명과 긴장, 희망과 위기의 공존, 어쩌면 지금의 세계를 상징하는 담론의 언어일지도 모른다.
조자용 선생의 정신을 만나다
지난 22일, 이러한 생각을 안고 길을 나섰다. 목적지는 충북 보은. '한국 호랑이의 아버지'라 불리는 조자용 선생의 흔적을 찾아가는 거룩한 장도의 첫 번째 탐방이다. 차창 밖 풍경은 계절의 경계 위에 서 있었다. 아직 초목이 자라지 않은 시기라 산은 오히려 더 선명했다. 나뭇잎에 가려지지 않은 능선은 뚜렷한 선으로 이어졌고, 그 윤곽은 마치 오래된 수묵화처럼 깊이를 드러냈다. 대청호에 이르자 물은 고요했고, 그 너머의 산들은 묵직한 침묵으로 서 있었다.
길을 더 들어서자, 속리산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직 푸르지 않은 산이었지만, 오히려 그 거대한 골격이 더욱 또렷했다. 바위와 능선이 만들어내는 기골은 웅장했고, 그 자태는 마치 산군(山君), 곧 호랑이의 형상을 떠올리게 했다. 이 땅에서 왜 호랑이가 산의 주인으로 불렸는지, 그 이유를 온몸으로 체득하게 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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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설적으로, 같은 시기에 문화는 또 다른 방향에서 힘차게 움직이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컴백 소식은 세계를 다시 한번 들썩이게 하고 있다. 컴백 앨범 '아리랑'이 1896년 미국 유학생 7인이 부른 워싱턴 아리랑 음원이 모티브가 되었다는 서사 등이 흥미롭다. 또한 광화문 라이브 무대에서 펼쳐진 무대는 빛(光)으로 세계의 평화를, 타이틀곡 '스윔(SWIM)'으로 계속해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키고 변화(化)를 하겠다는 하나의 메시지처럼 다가온다. 따뜻함과 경고, 생명과 긴장, 희망과 위기의 공존, 어쩌면 지금의 세계를 상징하는 담론의 언어일지도 모른다.
조자용 선생의 정신을 만나다
지난 22일, 이러한 생각을 안고 길을 나섰다. 목적지는 충북 보은. '한국 호랑이의 아버지'라 불리는 조자용 선생의 흔적을 찾아가는 거룩한 장도의 첫 번째 탐방이다. 차창 밖 풍경은 계절의 경계 위에 서 있었다. 아직 초목이 자라지 않은 시기라 산은 오히려 더 선명했다. 나뭇잎에 가려지지 않은 능선은 뚜렷한 선으로 이어졌고, 그 윤곽은 마치 오래된 수묵화처럼 깊이를 드러냈다. 대청호에 이르자 물은 고요했고, 그 너머의 산들은 묵직한 침묵으로 서 있었다.
길을 더 들어서자, 속리산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직 푸르지 않은 산이었지만, 오히려 그 거대한 골격이 더욱 또렷했다. 바위와 능선이 만들어내는 기골은 웅장했고, 그 자태는 마치 산군(山君), 곧 호랑이의 형상을 떠올리게 했다. 이 땅에서 왜 호랑이가 산의 주인으로 불렸는지, 그 이유를 온몸으로 체득하게 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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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3.2026 봄의 확실한 신호, 이제 당신도 보일 겁니다
봄이 왔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아침 기온이 영하를 밑돌며 출근길에 옷깃을 여미게 하더니 3월 하순 들어 한낮에는 20도 가까이 오른다. 남녘에서 시작된 꽃 소식은 나라 곳곳으로 번져가고 들과 산에는 이른 봄 꽃들이 드문드문 피어난다. 밭에서 겨울을 난 작물도 마찬가지다. 대파는 푸릇한 생기를 머금고 마늘과 양파에서도 봄 기운이 느껴진다. 이쯤 되면 영락없는 봄이다.
이맘때 바람과 햇살은 창가에만 머물지 않는다. 자꾸만 마음을 들썩이게 해 집을 나선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발밑을 살피며 걷다 보면 매화와 산수유 같은 화려한 꽃 소식에 가려졌던 작은 새싹과 풀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집에서 이십 분이면 충분한 거리인데도 겨우내 찾지 않았던 곳으로 가고 있다.
개울을 가로지른 나무다리를 건너 야산 초입의 양지바른 어귀에 다다른다. 지난 봄에도 작은 꽃들을 만났던 자리다. 우리 동네에서 가장 먼저 풀꽃을 만날 수 있는 나만의 장소다. 올해도 무사히 겨울을 건너 살아남을까. 꽃은 피었을까. 마음은 그 양지 녘에 먼저 가 닿는다.
쏟아지는 봄볕에 반짝이는 꽃
꽃과 마주할 순간을 그리며 멀리서부터 한 곳에 시선을 고정한 채 한 발걸음씩 다가선다. 작고 노란 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다.
"오~ 꽃이 피었구나."
쏟아지는 봄볕을 받아 꽃이 반짝인다. 어찌나 선명한지 본래 가진 노란색보다 훨씬 강렬하게 느껴진다. 눈부심에 홀려 한동안 바라본다. 작은 꽃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몸을 낮추기 마련인데, 나도 모르게 꽃 앞에서 무릎에 이어 엉덩이를 차례로 땅에 붙인다.
그때 서너 걸음 앞 산어귀 길목에서 나를 내려보는 인기척을 느꼈다. 흙바닥에 엎드린 내 모습이 진지했는지, 볼만했는지 그도 걸음을 멈추고 숨을 죽인 모양이다.
"아이고, 죄송합니다. 제가 길을 막고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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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 바람과 햇살은 창가에만 머물지 않는다. 자꾸만 마음을 들썩이게 해 집을 나선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발밑을 살피며 걷다 보면 매화와 산수유 같은 화려한 꽃 소식에 가려졌던 작은 새싹과 풀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집에서 이십 분이면 충분한 거리인데도 겨우내 찾지 않았던 곳으로 가고 있다.
개울을 가로지른 나무다리를 건너 야산 초입의 양지바른 어귀에 다다른다. 지난 봄에도 작은 꽃들을 만났던 자리다. 우리 동네에서 가장 먼저 풀꽃을 만날 수 있는 나만의 장소다. 올해도 무사히 겨울을 건너 살아남을까. 꽃은 피었을까. 마음은 그 양지 녘에 먼저 가 닿는다.
쏟아지는 봄볕에 반짝이는 꽃

꽃과 마주할 순간을 그리며 멀리서부터 한 곳에 시선을 고정한 채 한 발걸음씩 다가선다. 작고 노란 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다.
"오~ 꽃이 피었구나."
쏟아지는 봄볕을 받아 꽃이 반짝인다. 어찌나 선명한지 본래 가진 노란색보다 훨씬 강렬하게 느껴진다. 눈부심에 홀려 한동안 바라본다. 작은 꽃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몸을 낮추기 마련인데, 나도 모르게 꽃 앞에서 무릎에 이어 엉덩이를 차례로 땅에 붙인다.
그때 서너 걸음 앞 산어귀 길목에서 나를 내려보는 인기척을 느꼈다. 흙바닥에 엎드린 내 모습이 진지했는지, 볼만했는지 그도 걸음을 멈추고 숨을 죽인 모양이다.
"아이고, 죄송합니다. 제가 길을 막고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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