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기사
김진홍 목사, 손현보 목사 구속 관련 입장 "오래 있으면 좋다"

김진홍 목사(두레수도원장)가 지난 12일 <크리스천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손현보 목사 구속과 관련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김 목사는 손 목사 구속에 대해 "터무니 없는 일"이고 죄명도 "코미디"라고 표현하며, "이왕 들어간 김에 오래 있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이유로 "밖에서 이를 빌미로 현 정권과 싸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담임목사는 지난 9일 올해 치러진 대통령 선거와 부산교육감 재선거를 앞두고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구속됐다.

또한 김 목사는 자신도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전남 경찰청, 대구 검찰청에 조사받고 있다며, 가급적 감옥에 들어가고 싶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이번 상황을 포함해 교계가 "(압수수색 등 법적 조치에 대해) 산만하게 여기저기서 기자회견을 하지 말고 장기적인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교계 전체가 움직일 수 있도록 조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보수 우파가 장기적으로 청년층을 조직하고 다음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며, 대학가 청년들을 중심으로 한 조직화와 동원 전략을 주문했다. 그는 "이번 계기는 교계 전체가 움직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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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LAFC)가 경기 시작 52초 만에 벼락골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LAFC는 14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의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산호세 어스퀘이크스와의 2025 MLS 3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4-2로 승리했다.

이로써 LAFC는 12승 8무 7패(승점 44)로 서부지구 5위를 유지했다.

손흥민, 대량득점 신호탄 쏘아올린 선제골


LAFC는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손흥민이 최전방에 서고, 좌우에 데니스 부앙가, 티모시 틸먼이 위치했다. 중원은 에디 세구라-마르코 델가도-마티외 슈아니에르가 자리했다. 수비는 아르템 스몰랴코우-은코시 타파리-라이언 포티어스,세르지 팔렌시아로 구성됐으며, 골문은 위고 요리스가 지켰다.

전반 1분도 채 되지않아 손흥민의 발에서 선제골이 터졌다. 왼쪽 풀백 스몰리아코프가 올려준 땅볼 크로스를 손흥민이 오른발로 밀어 넣어 골망을 갈랐다. 골이 들어간 것은 52초였다.

LA FC는 전반 9분 역습 상황에서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반대편에서 손흥민이 침투하면 수비를 끌어들였고, 이틈을 타 부앙가가 드리블로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직접 슈팅으로 연결했다.

전반 12분에도 부앙가가 한 골을 추가했다. 팔렌시아의 패스를 받은 부앙가가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칩슛으로 마무리하며 3-0을 만들었다.

산호세는 전반 18분 만회골을 터뜨렸다. LAFC 빌드업 과정에서 실수를 놓치지 않고 크리스티안 아랑고의 패스를 받은 프레스턴 저드가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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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군민상 심사위원회(위원장 구인모 군수)는 12일 거창군청 회의실에서 2025년 거창군민상 수상자로 전점옥 자연보호연맹 거창군협의회 사무국장을 선정했다.

전점옥 사무국장은 다년간 자연보호운동, 새마을운동, 의용소방활동, 지역문화 활성화, 게이트볼 발전, 이혈 봉사, 노인회 활동 등 다방면으로 꾸준히 활동하며 지역사회 발전에 공헌해 왔다.

시상식은 오는 25일 거창군민의 날 기념식에서 열리고, 표창패를 수여한다.

홈에서 대전의 기세를 꺾으며 2연승을 질주한 전북, 이영재의 활약이 돋보였다.

거스 포옛 감독이 이끄는 전북 현대는 13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9라운드서 황선홍 감독의 대전하나시티즌에 1-0 승리를 챙겼다. 이로써 전북은 20승 6무 3패 승점 66점 1위에, 대전은 12승 9무 8패 승점 45점 3위에 자리했다. 또 전북은 올해 3번의 맞대결에서 2승 1무를 기록, 자존심을 완벽하게 세웠다.

리그 1위와 3위의 맞대결. 성적이 말해주듯이 경기 내용은 상당히 치열했다. 전반 전북은 65%의 주도권을 잡고 경기를 풀어갔다면, 대전은 전방에 자리한 유강현·주앙 빅토르·마사를 활용해 역습 위주의 형태로 득점을 노렸으나 골망을 흔들지는 못했다. 후반에도 비슷한 흐름이었고, 전북은 콤파뇨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이 승부수는 적중했다. 후반 15분 하창래가 콤파뇨를 막는 과정에서 파울을 범했고, VAR 끝에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이후 키커로 나선 콤파뇨가 깔끔하게 성공시키면서 앞서갔다. 급해진 대전은 주민규·에르난데스·이명재를 투입하며 변화를 줬고, 전북도 권창훈을 넣으며 대응했다. 이후 대전은 에르난데스가 골대를 맞히기도 했지만, 끝내 득점에 실패하며 패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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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tvN 드라마 <도깨비>에서 유인나가 연기한 김선(써니)은 치킨집 사장이다. 써니는9살에 조실 부모했지만 사고 무탁한 여고생 지은탁(김고은 분)을 알바로 고용했지만 써니의 치킨집은 날이 좋아도, 날이 좋지 않아도 언제나 손님이 없어 종종 저승사자들의 회식 자리로 쓰이곤 한다(유인나가 사장이고 김고은이 아르바이트하는 치킨집에 손님이 없는 것은 사실 심각한 '설정오류'였다).

최근 치킨과 가장 인연이 깊은 배우는 단연 류승룡이다. 2019년 영화 <극한직업>에서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던' 수원 왕갈비 통닭집을 차려 사업을 크게 번창시켰던 류승룡은 2023년 드라마 <무빙>에서도 '죽어서도 신선한' 신선한 치킨집을 차려 튀김기를 통해 능력을 확인하기도 했다. 급기야 작년 넷플릭스 드라마 <닭강정>에서는 사랑하는 딸이 닭강정으로 변하는 비극(?)을 맞기도 했다.

tvN은 15일 새 월화드라마로 <뿌리 깊은 나무>와 <육룡이 나르샤>·<녹두꽃>·<소방서 옆 경찰서> 시리즈 등을 연출했던 신경수 PD의 신작 <신사장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신사장 프로젝트>에는 시청자들에게 높은 신뢰를 받는 배우가 미스터리한 비밀을 가진 치킨집 사장을 연기할 예정이다. 2014년 SBS 드라마 <비밀의 문> 이후 신경수 PD와 11년 만에 재회하는 배우 한석규가 그 주인공이다.

슬럼프 빠진 90년대 최고배우,세종으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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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는 삼겹살을 둘러앉아 굽는 문화가 강합니다. 이런 공동체적 문화와 비건이 양립할 수 있을까요?"
"문화는 고정된 게 아니라 늘 변해 왔습니다. 비거니즘은 전통을 지우려는 게 아니라 시대에 맞게 업데이트하는 과정입니다."

영국 출신의 활동가 에드 윈터스(Ed Winters)가 방한해 13일 제로웨이스트샵 '노노샵'에서 강연을 열었다. 윈터스는 지금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비건 전도사' 가운데 한 명이다. 구독자가 58만 명이 넘는 그의 인스타그램 채널과 유튜브, 거리 캠페인에서 그는 늘 같은 질문을 던져왔다.

"우리가 매일 하는 선택이 다른 생명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13일 서울에서 열린 강연에서도 그는 이 질문을 한국 청중에게 건넸다.

비건, 혹은 비거니즘은 단순히 고기를 먹지 않는 식단을 뜻하지 않는다. 가죽 신발, 동물실험을 거친 화장품, 서커스의 공연 동물까지 포함한다. 인간의 일상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던 동물의 자리를 다시 묻는 태도다. 그래서 윈터스는 "비거니즘은 밥상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라고 말한다.

"강요하려 하지 말고, 시야를 1mm씩 열어라"


그는 왜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비건을 외면하는지 묻는다. 어린 시절 애니메이션 속 동물 캐릭터를 응원하면서도 저녁에는 치킨을 먹었던 자신의 경험, 혹은 사냥감을 잡을 때마다 기도를 하곤 했던 사냥꾼의 이야기를 들었던 사례를 전했다.

윈터스에 의하면, 육식은 의식적인 선택이기도 하지만 문화에 의해 답습되어 온 사회적 습관에 가깝다. 윈터스의 비거니즘은 육식이 습관이라는 것을 의식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그가 제안하는 변화의 방식은 '1mm 원칙'이다.

"상대의 세계관을 단숨에 뒤집으려 들지 말라. 단지 시야를 1mm만 열 수 있으면 된다. 오늘의 1mm가 쌓여 몇 년 뒤에는 전혀 다른 선택을 가능하게 한다."

윤리, 환경, 건강… 세 가지 이유

청중의 관심은 자연스레 "왜 비건을 하느냐"라는 질문으로 모였다. 건강 때문인지, 환경 때문인지, 혹은 윤리적 이유 때문인지 말이다.

윈터스는 "사람마다 출발점은 다르다"고 인정하면서도, 윤리적 동기가 가장 오래 지속된다고 강조했다. 환경이나 건강은 상황에 따라 흔들릴 수 있지만, '내 선택으로 한 생명이 죽는다'는 문제의식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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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 우승 트로피와 함께 곧바로 K리그1 승격을 노리는 인천 유나이티드 FC가 수비구멍을 드러냈다. 이번 시즌 K리그2 최소 실점 팀(22실점, 게임 당 실점 평균 0.76)이지만 천안시티 FC를 상대로 세 게임을 뛴 결과 무려 6골이나 내줬다.

윤정환 감독이 이끌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 FC가 13일 오후 7시 천안 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2025 K리그2 천안 시티 FC와의 어웨이 게임에서 4-3으로 진땀승을 거뒀다. 라이벌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의 승점 차이(10점)를 그대로 유지하며 선두를 내달렸다.

26분 22초부터 30분 7초까지 3-0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시작 후 24분 만에 오른쪽 풀백 김명순이 광대뼈에 부상을 당해 구급차를 타고 후송되는 안타까운 일을 겪었다. 천안시티 주장 툰가라와 높은 공을 다투는 과정에서 벌어진 불상사였다.

그런데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김명순 대신 이상기를 준비시키는 과정에서 얻은 오른쪽 코너킥 세트피스로 첫 골을 터뜨렸다. 신진호의 오른쪽 코너킥 아웃스윙 세트피스를 키다리 공격수 박호민이 뛰어들며 이마로 정확하게 꽂아 넣었다.

박호민의 이 첫 골이 26분 22초에 골 라인을 통과했는데,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들은 이후 3분 45초 동안 3-0 점수판을 순식간에 만들어 냈다. 귀중한 첫 골 잔상이 이마에 남아있는 박호민은 1분 35초 뒤에 빠른 압박으로 천안시티 FC 허자웅 골키퍼의 킥을 몸으로 막아 추가골(27분 57초)을 넣었다. 상대 센터백 김성주의 백 패스가 불안하게 흘러가는 것을 놓치지 않은 판단력과 결단력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인천 유나이티드 FC의 기세는 여기서 그친 것이 아니라 2분 10초 뒤에 또 하나의 명품 골을 뽑아냈다. 제르소가 오른쪽 측면에서 왼발로 얼리 크로스를 절묘하게 넘겨주었고 이번 시즌 공격수로 변신한 축구 도사 신진호가 기막힌 오른발 터닝 발리골(30분 7초)을 성공시켰다. 맏형 신진호의 오른발 감각이 여전히 K리그 최고 수준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명장면이었다.

아울러 제르소는 이 어시스트로 서울 E랜드 미드필더 에울레르와 공동 선두(10도움) 자리에 올라서며 '10골 10도움' 기록까지 찍어냈다. 공격 포인트(득점·도움) 순위에서도 팀 동료 스테판 무고사(17골 3도움)는 물론 에울레르(10골 10도움)와 함께 공동 선두 구도를 형성했다. 이제 10게임만 남겨놓은 2025 시즌 개인 기록 경쟁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었다.

전반에만 3-0으로 앞서나간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후반 시작 후 2분 만에 박호민이 해트트릭 기회를 잡아 오른발 대각선 슛을 날렸지만, 곧 천안시티 FC 허자웅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에 막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몬테네그로 국가대표로 멀리 날아갔다가 돌아온 스테판 무고사가 들어와 팀의 네 번째 골까지 꽂아 넣었다. 이주용의 왼쪽 크로스 낙하지점을 정확하게 보고 무고사가 허리 숙인 헤더골을 58분 15초에 터뜨렸다.

천안시티 FC, 후반 3골 추격

점수판이 4-0까지 벌어지자 인천 유나이티드 FC 선수들이 방심하기 시작했고 그 틈을 천안시티 FC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따라붙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65분에 인천 유나이티드 골문 왼쪽 옆그물을 왼발 슛으로 찢어버린 툰가라가 68분 14초에 진짜 첫 골을 오른발 슛으로 열어낸 것이다. 인천 유나이티드 교체 멤버 이상기의 빌드 업 패스 미스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 6월 1일에도 천안시티 FC는 방심한 인천 유나이티드 FC 선수들을 상대로 3-3 극장 동점골을 뽑아낸 경험이 있기에 이번에도 포기하지 않고 달려들었다. 85분 12초에 왼쪽 구석 프리킥 세트피스로 1골을 더 따라붙었다. 이광진이 올려준 프리킥 크로스를 교체 멤버 브루노가 이마로 돌려넣은 것이다. 불필요한 파울로 프리킥을 내준 인천 유나이티드 센터백 김건희의 머리에 맞고 살짝 방향이 바뀐 묘한 골이었다.

그런데 홈 팀 천안시티 FC의 추격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추가 시간이 다 끝나서도 이어졌다. 여기서도 인천 유나이티드 김건희의 무리한 반칙이 나왔다. 공지된 후반 추가시간 7분도 거의 다 끝나갈 때 천안시티 FC 브루노가 오버헤드킥을 시도하는 순간 김건희가 뒤에서 잡아 넘어뜨렸다. 이에 정회수 주심은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브루노가 추가시간 9분 12초에 오른발 페널티킥을 가볍게 차 넣은 것이다.

이렇게 두 팀은 이번 시즌 천안 종합운동장에서 펼친 두 게임 합산 13골(인천 유나이티드 7골, 천안시티 FC 6골)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추가시간이 더 남아 있었다면 6월 1일 3-3 결과에 이어 이번에 4-4라는 더 놀라운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게임 흐름이었다.

이제 인천 유나이티드 FC(1위)는 오는 20일(토) 오후 7시 김포 FC(7위)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으로 불러들이며, 천안시티 FC(13위)는 다음 날(21일) 오후 4시 30분 화성 FC(10위)와 천안 종합운동장에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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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지났어도, 덩굴진 참외밭에서 풍겨오는 향이 달큼하다. 코끝이 향기롭다. 한여름 땡볕에 노랑으로 점점이 박혀, 다디단 과육으로 삼복염천에 지친 이들의 심신을 달랬을 터다. 노지가 아닌 하우스 재배가 대세란다. 그래도 맛이야 어디 가겠는가?

10월까지 너끈히 수확한다니 제철 과일이란 말이 무색하다. 좋은 건지 아닌지 판단이 어렵다. 눈에 보이는 비닐하우스가 다 참외밭이다. 성주만이 가질 수 있는 또 다른 풍경이다. 어릴 적 재미 삼았던 참외 서리가 그리워지는 고장이다.

그날을, 성주는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일제강점기부터 참외 재배가 번성하였다. 낙동강에 합수하는 두 물줄기 '이천과 백천'이 흙을 실어다 쌓은 충적 평야다. 풍부한 일조량에 물 빠짐이 좋은 모래 흙이다. 여기에 수자원까지 풍부하니 참외 재배지로 최적지다.

이토록 풍성하고 평화로운 고장에 그야말로 상상도 못 한 흉물이 들어선다. 이름하여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아래 사드)'다. 2016년 7월 13일에 떨어진 청천벽력이다. 경북 성주 시민은 그날을 어찌 기억하고 있을까? 무엇보다 무기다. 공격보다 방어 목적이라 해도 무기는 무기다. 무기의 기본 속성은 군대 전유물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우리 군대가 아니다. '무언가'를 보호하려 개발된 무기라고 주장한다. 그 무언가가 우리가 아님도 명확해졌다.


종말 단계에서 탄도를 요격한다는, 이 무기의 필요성이나 당위성은 논외로 하자. 그보다 중국은 수천 km를 감시하는 레이더가 더 신경 쓰이나 보다. 이런 흉물을 머리에 이고 살아야 하는 성주 시민의 심정을 다 헤아리기도 어렵다. 한반도 곳곳 미군이 주둔하는 땅 모두가 대체로 그러하다.

미국의 전략이다. 그들은 중국 포위 구상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러면서 한반도에 사드 배치를 지속 강권했다. 이를 당시 나라 운영을 위임 받은 권력과 정당이 기꺼이 받아들였다. 더구나 대구·경북 출신 정치인들이 똘똘 뭉쳐서다. 심지어 오랜 기간 공들인 중국과 단교에 가까운 마찰과 경제적 불이익까지 감수하면서 말이다.

심신을 달래도 모자랄 그해 삼복 염천, 성주가 쇳물보다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 달고 시원한 참외도 무용지물이었다. 온 땅이 용광로처럼 들끓었다. 2017년 칠푼이 같은 대통령이 탄핵 당했다. 그래서 주춤하리라던 작은 소망마저 무참히 깨졌다. 대선을 열흘 앞둔 같은 해 4월 27일, 도둑처럼 기습적으로 사드를 배치해 버린다.


무슨 약점이 잡혀서일까? 두루뭉술 잘 버텨낸 몇 년의 강압을, 기습적으로 받아들인 내막이 못내 궁금해진다. 국익을 논하기 전에 생명을 논하자. 전쟁을 말하기 전에 평화를 외치자. 궁극에 뭐가 더 지속 가능한가를, 무엇이 후세에 떳떳할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자. 한여름 땡볕이라야 누렇게 익어가는 참외의 지혜를, 반만이라도 닮아야 하지 않겠는가?

역사 창고의 땅

우리는 기록의 민족이다. 조선왕조실록이 대표적이다. 사고(史庫)는 고려부터 나라의 중요 기록문서를 보관해오던 창고다. 조선은 왕조 개창부터 기록의 중요성을 인지한다. 사고를 두어 실록을 대대손손 전하고자 했다. 초기엔 내사고 춘추관과 충주 외사고를 운영했다. 두 곳으론 불안 했던지 세종 21(1439)년 전주와 성주에 각각 사고를 확장한다. 4사고 체계의 성립이다. 귀중한 사적은 반드시 나눠 보관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른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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