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기사
"고 노무현 대통령 혐오 AI 자동감지 시스템으로 잡아낸다"

고 노무현 대통령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혐오 콘텐츠에 대해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아래 노무현재단)이 '노무현 대통령 온라인 혐오 표현 AI 모니터링' 시스템을 본격 가동했다.
노무현재단은 17일, 온라인 공간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소재로 한 혐오 콘텐츠가 '놀이'를 빙자해 소비·확산되고 있다며 "민주주의 가치 훼손에 대응하기 위해 AI 기반 온라인 혐오 표현 모니터링과 시민 제보 페이지 운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온라인상에서는 고인을 희화화하거나 조롱하고 비방, 혐오하는 콘텐츠들이 반복해서 게시돼 왔다.
"혐오가 일상적으로 소비되며 고착화, 우리 사회 민주주의 가치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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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2026 조자용의 '주시록(酒示錄)'
조자용(趙子庸, 1926~2000)은 건축가·겨레문화연구가·에밀레 박물관장·민학회장 등을 지낸 연구가이다. <우리 문화의 모태를 찾아서> 등 값진 저서도 남겼다. 1971년 <경향신문> 에 쓴 '주시록(酒示錄)'은 당시 술자리는 물론 각종 회식에서 널리 회자되었다.
주(酒)여 맥주여, 시원한 술님이여,
목마른 자의 답답한 속을 풀어주시고,
찌푸린 이맛살을 펴주시고,
너그러운 마음씨의 씨알을 심어주시니
감사하고 감사하나이다.
세상의 모든 못마땅한 일, 구역질 나는 일,
삐뚫어진 일, 속상한 일, 안타까운 일.
욕하고 싶은 일, 싸우고 싶은 일,
다 잊어버리게 하시니
님의 뜻을 따라 관대하게 안아주겠나이다.
주여, 법주여, 거룩한 술님이여.
법에 눌려 피어날 줄 모르는 째째한 자에게,
법을 뚫고 나가 가슴을 활짝 펼 수 있는 힘을 주시니
감사하고 감사하나이다.
창조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법, 왜소한 인간성을 자인하는 법.
형식의 구멍으로 몰아넣는 법,
이런 그릇된 법을 주입한 착각 교육의 주사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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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酒)여 맥주여, 시원한 술님이여,
목마른 자의 답답한 속을 풀어주시고,
찌푸린 이맛살을 펴주시고,
너그러운 마음씨의 씨알을 심어주시니
감사하고 감사하나이다.
세상의 모든 못마땅한 일, 구역질 나는 일,
삐뚫어진 일, 속상한 일, 안타까운 일.
욕하고 싶은 일, 싸우고 싶은 일,
다 잊어버리게 하시니
님의 뜻을 따라 관대하게 안아주겠나이다.
주여, 법주여, 거룩한 술님이여.
법에 눌려 피어날 줄 모르는 째째한 자에게,
법을 뚫고 나가 가슴을 활짝 펼 수 있는 힘을 주시니
감사하고 감사하나이다.
창조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법, 왜소한 인간성을 자인하는 법.
형식의 구멍으로 몰아넣는 법,
이런 그릇된 법을 주입한 착각 교육의 주사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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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2026 김형도 전 도의원, 출판기념회 개최… "현장 중심의 '동행 리더십' 강조"

논산시의회 3선 의원과 의장, 그리고 충남도의원을 지낸 김형도 전 의원이 18일 오후 3시 논산문화원 향기마루에서 자신의 저서 <걷는 사람, 듣는 시장 김형도> 출판기념회를 열고 향후 정치적 포부를 밝혔다.
이날 행사장에는 황명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양승조 전 충남지사, 박정현 부여군수 등 여권 주요 인사들과 지역 시민 1000여 명이 참석했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축사에서 "2006년 민주당 후보를 찾기 어렵던 시절부터 본인의 선거보다 당의 승리를 위해 헌신해 온 인물"이라며, 국방대학교 이전 당시 노숙 시위를 벌였던 일화를 언급하며 그의 '깡다구'와 '결단력'을 강조했다.

양승조 전 충남지사는 "논산에서 내포(도청)까지 2박 3일을 걸어서 출근하고, 72일간 2400km 국토대장정을 완주한 인물"이라며 "가장 낮은 자리에서 경청하는 자세야말로 목민관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박정현 부여군수와 나소열 전 서천군수 역시 "도량이 넓고 정직한 마음을 가진 리더"라고 김 전 의원을 평가했다.


"시장실 없는 시청사 운영… 현장 소장 시장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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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2026 89세 남편의 뒷모습 보며 매일 내가 소망하는 한 가지
노년이 되어 가장 편안한 것은 아침 기상 시간이 자유롭다는 것이다. 젊어서 직장에 다닐 때는 피곤이 풀리지 않은 몸을 일으켜 출근 시간에 쫓겨 살아야 했다. 결혼 후에는 남편 직장 출근 시간에 맞추어 아침잠을 설쳐야 했다. 그뿐이랴, 딸들이 학교 다닐 때는 더 많이 종종 대며 도시락을 쌌다. 늘 긴장의 연속이었다.
자녀들도 독립하고 결혼하면서 모두 떠난 빈 둥지 같은 집에 노부부만 남았다. 출근할 일도 없고 시간 맞추어 나가야 할 일도 없는 지금, 아침 시간이 자유롭다. 잠자리에서 눈을 뜨면 맨 먼저 드는 생각은 '자유로워 참 좋다'다. 가끔 사람들이 묻는 말이 있다. 또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느냐고.
이제 비워내야 하는 시기, 욕심이 있다면 한 가지
그러나 내 대답은 한결같다.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고. 젊은 날, 세상 모든 풍파 다 지나고 삶의 여유가 찾아온 지금, 나는 나로 살고 있는 지금이 더없이 편안하다. 돈이 많아야겠다는 욕구도, 자녀들이 성공하면 좋겠다는 욕망도, 내가 무얼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망도 사라진지 이미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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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도 독립하고 결혼하면서 모두 떠난 빈 둥지 같은 집에 노부부만 남았다. 출근할 일도 없고 시간 맞추어 나가야 할 일도 없는 지금, 아침 시간이 자유롭다. 잠자리에서 눈을 뜨면 맨 먼저 드는 생각은 '자유로워 참 좋다'다. 가끔 사람들이 묻는 말이 있다. 또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느냐고.
이제 비워내야 하는 시기, 욕심이 있다면 한 가지

그러나 내 대답은 한결같다.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고. 젊은 날, 세상 모든 풍파 다 지나고 삶의 여유가 찾아온 지금, 나는 나로 살고 있는 지금이 더없이 편안하다. 돈이 많아야겠다는 욕구도, 자녀들이 성공하면 좋겠다는 욕망도, 내가 무얼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망도 사라진지 이미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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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2026 설문대할망의 어깨에 놓인, 한라산에 몸을 숙인 읍성
비바리(여자를 뜻하는 제주 방언)의 섬에 들었다. 그러나 어디서건 소나이(남자를 뜻하는 제주 방언)가 무시로 스쳐 지난다. 제주는 이제 더는 삼다도가 아닌가. 소나이들이 섬의 돌하르방을 닮았다.
애당초 성산포 고성리에 성을 쌓았었다. 지척의 왜구 침범이 일상이다시피 하였다. 평화를 좇아 이곳으로 이사를 왔다던가. 좋은 터를 찾아 읍성이 한라산 중산간으로 옮겨 왔다. 그리하여 정의읍성은 한라산을 등지고 바다를 마주 보는, 여기에 자리 잡게 되었다.
새해가 시작된 1월 초, 남문 앞에 이르자 네 기의 돌하르방이 양쪽으로 둘씩 나누어 서 있다. 둥글고 큰 눈에, 남문으로 드는 그 누구도 놓치지 않겠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나보다 키 작은 하르방도 큰 하르방도 있으니, 지나는 객과 눈높이를 맞추겠다는 수작일까.
서문과 동문에도 돌하르방이 있었다니, 무슨 사유가 있었을 터다. 설은 분분하다. 조선의 중흥기인 1754년 돌하르방이 탄생했다는 설이 대세를 이룬다. 돌하르방은 '벅수' 문화의 제주식 변형이다. 성문을 지키는 수문장이자 수호신이라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제주에는 모두 마흔여덟의 돌하르방이 있었다. 제주읍성의 동·서·남문에 여덟씩 스물넷, 정의읍성과 대정읍성 세 대문에 넷씩 스물넷이다. 그 큰 눈에 내 치부가 드러날까 두려워, 재빨리 남문으로 걸음을 옮긴다.
바람이 주인인 성에 들자, 구불구불 골목이 반긴다. 돌담이 바람을 가르면, 바람이 다시 길을 안내한다. 객사에 이르자, 친근한 주막이 반갑다. 제주의 곡식과 물, 손길이 빚은 술이 있단다. 돌담이 막아주는 바람의 안쪽에 자리를 잡는다. 오메기술 한잔에 취기가 적당하다.
머리를 들어 멀리 바라본다. 성곽의 광배처럼 늘 따라다니는 한라산의 품이 넉넉하다. 돌담에 기대어 천천히 술을 들이켠다. 아련한 청춘의 발걸음이 뒷걸음으로 따라온다. 이 읍성에 처음 든 게 수학여행 때였던가.
약한 취기에, 이끼 낀 푸른 돌담을 만져본다. 돌담 틈으로 빠져나간 바람이 남쪽으로 휘몰아 간다. 살짝 오른 술기운에 한라산의 품으로 안겨본다. 옷 벗은 고목의 가지들이 하늘에 박힌 화석처럼 보인다. 성벽은 말이 없다. 북쪽엔 문을 두지 않고 성벽만 두었다. 문 없는 성벽을 한라의 바람이 넘나든다.
막힌 북벽, 유연한 골목
성안 길들이 예스럽다. 날카로운 직선이 아니다. 구부러져 유연하다. 빗각으로 이어진 길이, 곧장 시선을 닫아건다. 뭍의 읍성처럼 곧게 뻗은 축선이 아니다. 정면으로 바람을 맞지 않으려고 길마저 비켜 잇닿았고, 돌담은 바람을 흘려보낸다. 제주의 지혜다.
한라산이 내뱉는 숨결이 제주의 바람인가. 그러니 제주 어디에서 건,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이게 섬의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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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당초 성산포 고성리에 성을 쌓았었다. 지척의 왜구 침범이 일상이다시피 하였다. 평화를 좇아 이곳으로 이사를 왔다던가. 좋은 터를 찾아 읍성이 한라산 중산간으로 옮겨 왔다. 그리하여 정의읍성은 한라산을 등지고 바다를 마주 보는, 여기에 자리 잡게 되었다.

새해가 시작된 1월 초, 남문 앞에 이르자 네 기의 돌하르방이 양쪽으로 둘씩 나누어 서 있다. 둥글고 큰 눈에, 남문으로 드는 그 누구도 놓치지 않겠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나보다 키 작은 하르방도 큰 하르방도 있으니, 지나는 객과 눈높이를 맞추겠다는 수작일까.
서문과 동문에도 돌하르방이 있었다니, 무슨 사유가 있었을 터다. 설은 분분하다. 조선의 중흥기인 1754년 돌하르방이 탄생했다는 설이 대세를 이룬다. 돌하르방은 '벅수' 문화의 제주식 변형이다. 성문을 지키는 수문장이자 수호신이라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제주에는 모두 마흔여덟의 돌하르방이 있었다. 제주읍성의 동·서·남문에 여덟씩 스물넷, 정의읍성과 대정읍성 세 대문에 넷씩 스물넷이다. 그 큰 눈에 내 치부가 드러날까 두려워, 재빨리 남문으로 걸음을 옮긴다.
바람이 주인인 성에 들자, 구불구불 골목이 반긴다. 돌담이 바람을 가르면, 바람이 다시 길을 안내한다. 객사에 이르자, 친근한 주막이 반갑다. 제주의 곡식과 물, 손길이 빚은 술이 있단다. 돌담이 막아주는 바람의 안쪽에 자리를 잡는다. 오메기술 한잔에 취기가 적당하다.

머리를 들어 멀리 바라본다. 성곽의 광배처럼 늘 따라다니는 한라산의 품이 넉넉하다. 돌담에 기대어 천천히 술을 들이켠다. 아련한 청춘의 발걸음이 뒷걸음으로 따라온다. 이 읍성에 처음 든 게 수학여행 때였던가.
약한 취기에, 이끼 낀 푸른 돌담을 만져본다. 돌담 틈으로 빠져나간 바람이 남쪽으로 휘몰아 간다. 살짝 오른 술기운에 한라산의 품으로 안겨본다. 옷 벗은 고목의 가지들이 하늘에 박힌 화석처럼 보인다. 성벽은 말이 없다. 북쪽엔 문을 두지 않고 성벽만 두었다. 문 없는 성벽을 한라의 바람이 넘나든다.
막힌 북벽, 유연한 골목
성안 길들이 예스럽다. 날카로운 직선이 아니다. 구부러져 유연하다. 빗각으로 이어진 길이, 곧장 시선을 닫아건다. 뭍의 읍성처럼 곧게 뻗은 축선이 아니다. 정면으로 바람을 맞지 않으려고 길마저 비켜 잇닿았고, 돌담은 바람을 흘려보낸다. 제주의 지혜다.

한라산이 내뱉는 숨결이 제주의 바람인가. 그러니 제주 어디에서 건,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이게 섬의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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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2026 '다섯 어른' 돌보는 은퇴 부부 가계부에서 의료비보다 비싼 것
"우리 부부는 다섯 어른을 케어한다."
이 말을 꺼내면 대개 코웃음을 치며 못 믿겠다는 표정을 짓지만, 이유를 들으면 금세 수긍한다. 우리 집엔 93세 아버님이 계시고, 노견 뽀돌이(20세)와 미소(15세)가 있다. 500미터쯤 떨어진 곳에는 장인(84세) 어른과 장모님(82세) 두 분이 사신다. 그러니 어른이 다섯이다.
문제는 '어른'이라는 단어가 사람에게만 붙는다고 믿어 왔던 내 생각이, 노견이 된 두 아이를 돌보면서 흔들렸다는 데 있다. 나이 든 생명을 돌본다는 점에서 우리 부부의 시간표는 이미 다섯 어른에게 맞춰져 있다. 돌봄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생활이다.
돌봄은 반복되는 생활
노견 케어는 오로지 우리 부부의 몫이다. 미소는 아내가 주로 챙긴다. 하루 두 번 12시간 간격으로 심장약을 먹고, 방광엔 담석이 있다. 시력은 이미 잃었고, 지금은 청력도 거의 사라진 상태다. 약 시간을 놓치지 않으려면 하루는 '시계'가 아니라 '약 봉지'로 굴러간다. 아내는 말을 길게 하지 않는다. 대신 늘 같은 시간에 같은 일을 한다. 돌봄은 감정이 아니라 지속이라는 사실을, 나는 아내의 반복을 보며 실감한다.
뽀돌이는 내가 주로 맡는다. 치매를 앓고 있고 신장 이상이 있어 매일 저녁 100ml씩 피하 수액 주사를 직접 놓는다. 시력은 아직 괜찮지만 청력은 잃었다. 수액 때문인지 소변을 자주 본다. 밤마다 일일이 따라다니며 케어 하는 게 쉽지 않아 기저귀를 채우고 있다. 기저귀가 해결해주는 건 바닥의 청결 뿐이다. 뽀돌이의 불편함까지 대신해 주지는 못한다.
내 하루는 아침이 아니라 밤에 시작된다. 뽀돌이는 내 침대에서 자는데, 새벽 2시를 전후로, 그 뒤엔 거의 두 시간 간격으로 소변 때문에 잠을 깬다. 뽀돌이가 뒤척이면 카페트를 깔아둔 거실로 데리고 나가 소변을 보게 한다.
축축한 기저귀를 갈아주고, 카페트 위를 잠시 걷게 한 뒤 다시 방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내 배 위에 눕히면 이내 잠이 든다. 이런 일을 간밤에 보통 세 번쯤 한다. 잠이 이렇게 잘게 끊기면 '잔다'는 감각보다 '사랑하는 이를 위해 버틴다'는 감각이 더 커진다. 돌봄의 밤은 늘 비슷하지만, 매번 조금씩 다른 피로를 남긴다.
우리 부부의 돌봄은 노견에서 끝나지 않는다. 아버님은 식사와 간식 챙김이 기본이고, 녹내장 안약 등을 챙겨야 한다. 나는 고지혈과 당뇨 약을 먹는다. 식탁 위에는 어느새 '약 달력'이 자리 잡았다. 날짜 대신 약 봉지가 놓이고, 하루 일정은 그날 누가 어떤 약을 먹느냐로 진행된다. 늙음은 한 사람에게만 오는 게 아니라, 집 전체의 리듬을 바꾸며 들어온다는 사실을 요즘은 더 자주, 더 구체적으로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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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을 꺼내면 대개 코웃음을 치며 못 믿겠다는 표정을 짓지만, 이유를 들으면 금세 수긍한다. 우리 집엔 93세 아버님이 계시고, 노견 뽀돌이(20세)와 미소(15세)가 있다. 500미터쯤 떨어진 곳에는 장인(84세) 어른과 장모님(82세) 두 분이 사신다. 그러니 어른이 다섯이다.
문제는 '어른'이라는 단어가 사람에게만 붙는다고 믿어 왔던 내 생각이, 노견이 된 두 아이를 돌보면서 흔들렸다는 데 있다. 나이 든 생명을 돌본다는 점에서 우리 부부의 시간표는 이미 다섯 어른에게 맞춰져 있다. 돌봄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생활이다.
돌봄은 반복되는 생활
노견 케어는 오로지 우리 부부의 몫이다. 미소는 아내가 주로 챙긴다. 하루 두 번 12시간 간격으로 심장약을 먹고, 방광엔 담석이 있다. 시력은 이미 잃었고, 지금은 청력도 거의 사라진 상태다. 약 시간을 놓치지 않으려면 하루는 '시계'가 아니라 '약 봉지'로 굴러간다. 아내는 말을 길게 하지 않는다. 대신 늘 같은 시간에 같은 일을 한다. 돌봄은 감정이 아니라 지속이라는 사실을, 나는 아내의 반복을 보며 실감한다.
뽀돌이는 내가 주로 맡는다. 치매를 앓고 있고 신장 이상이 있어 매일 저녁 100ml씩 피하 수액 주사를 직접 놓는다. 시력은 아직 괜찮지만 청력은 잃었다. 수액 때문인지 소변을 자주 본다. 밤마다 일일이 따라다니며 케어 하는 게 쉽지 않아 기저귀를 채우고 있다. 기저귀가 해결해주는 건 바닥의 청결 뿐이다. 뽀돌이의 불편함까지 대신해 주지는 못한다.

내 하루는 아침이 아니라 밤에 시작된다. 뽀돌이는 내 침대에서 자는데, 새벽 2시를 전후로, 그 뒤엔 거의 두 시간 간격으로 소변 때문에 잠을 깬다. 뽀돌이가 뒤척이면 카페트를 깔아둔 거실로 데리고 나가 소변을 보게 한다.
축축한 기저귀를 갈아주고, 카페트 위를 잠시 걷게 한 뒤 다시 방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내 배 위에 눕히면 이내 잠이 든다. 이런 일을 간밤에 보통 세 번쯤 한다. 잠이 이렇게 잘게 끊기면 '잔다'는 감각보다 '사랑하는 이를 위해 버틴다'는 감각이 더 커진다. 돌봄의 밤은 늘 비슷하지만, 매번 조금씩 다른 피로를 남긴다.
우리 부부의 돌봄은 노견에서 끝나지 않는다. 아버님은 식사와 간식 챙김이 기본이고, 녹내장 안약 등을 챙겨야 한다. 나는 고지혈과 당뇨 약을 먹는다. 식탁 위에는 어느새 '약 달력'이 자리 잡았다. 날짜 대신 약 봉지가 놓이고, 하루 일정은 그날 누가 어떤 약을 먹느냐로 진행된다. 늙음은 한 사람에게만 오는 게 아니라, 집 전체의 리듬을 바꾸며 들어온다는 사실을 요즘은 더 자주, 더 구체적으로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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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2026 중3 아들 통장에 매일 찍히는 여자 이름, 그 의심의 결과
'자식은 믿는 만큼 자란다'라고 한다. '정말 그렇게 생각해?'라고 묻는다면 난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라는 쪽에 더 맘이 기운다고 할 것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내가 부모의 믿음만큼 자라주었는가 생각해보면 글쎄, 발등을 찍은 날이 더 많지 않았을까?
중3 아들이 대체 뭘 하고 다니는지 알 길이 없다. 사고나 치진 않을까 늘 노심초사. 미주알고주알 말하는 타입도 아니고, 꼬치꼬치 캐물을라 치면 '알아서 할게요'라고 기분 나쁜 기색을 드러내기 일쑤다.
중3 아들의 수상한 통장 내역
남편은 가끔 아들의 용돈 통장 앱을 살펴본다. 1월 3일 4시 15분 00 편의점 핫바 2500원, 1월 4일 오후 5시 00 베이커리 1500원, 1월 5일 00커피 오후 4시 18분 아이스티 3800원, 돈 쓴 흔적을 보면 아이가 어디서 뭘 하고 다니는지 추리가 가능하다. 실제로 연락이 안 될 때 통장을 살피면 동선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 그리고 간혹 의심쩍은 상황과 마주하게도 된다.
"여보, 이거 한 번 봐봐. 이 자식, 수상해."
"뭐가?"
"여기 7시 6분에 2천 원 찍혔잖아. 근데 8시 14분에 또 2천 원 찍혀있어. 그런데 오늘 뿐만이 아니야. 일주일 동안 계속 비슷한 시간대에 이체가 됐어."
"가만 있어봐. 그 시간대면 영어 학원에 있을 시간인데?"
"게다가, 현금 이체야."
"누구한테 이체한 건데?"
"서O희."
"어? 서O희가 누구지?"
남편은 셜록 홈즈의 추리력을 뽐내며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나갔다.
"내 생각엔 여친인 것 같아."
"무슨 여친?"
"우리한텐 비밀로 하고 100일 통장 뭐 이런 거 만든 거 아닐까?"
"여친 생기면 말하기로 했잖아. 그리고 커플 통장이면 하루에 2천 원씩 보내자는 합의가 있었을 텐데 하루에 두 번씩 보낼 이유는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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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3 아들이 대체 뭘 하고 다니는지 알 길이 없다. 사고나 치진 않을까 늘 노심초사. 미주알고주알 말하는 타입도 아니고, 꼬치꼬치 캐물을라 치면 '알아서 할게요'라고 기분 나쁜 기색을 드러내기 일쑤다.
중3 아들의 수상한 통장 내역

남편은 가끔 아들의 용돈 통장 앱을 살펴본다. 1월 3일 4시 15분 00 편의점 핫바 2500원, 1월 4일 오후 5시 00 베이커리 1500원, 1월 5일 00커피 오후 4시 18분 아이스티 3800원, 돈 쓴 흔적을 보면 아이가 어디서 뭘 하고 다니는지 추리가 가능하다. 실제로 연락이 안 될 때 통장을 살피면 동선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 그리고 간혹 의심쩍은 상황과 마주하게도 된다.
"여보, 이거 한 번 봐봐. 이 자식, 수상해."
"뭐가?"
"여기 7시 6분에 2천 원 찍혔잖아. 근데 8시 14분에 또 2천 원 찍혀있어. 그런데 오늘 뿐만이 아니야. 일주일 동안 계속 비슷한 시간대에 이체가 됐어."
"가만 있어봐. 그 시간대면 영어 학원에 있을 시간인데?"
"게다가, 현금 이체야."
"누구한테 이체한 건데?"
"서O희."
"어? 서O희가 누구지?"
남편은 셜록 홈즈의 추리력을 뽐내며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나갔다.
"내 생각엔 여친인 것 같아."
"무슨 여친?"
"우리한텐 비밀로 하고 100일 통장 뭐 이런 거 만든 거 아닐까?"
"여친 생기면 말하기로 했잖아. 그리고 커플 통장이면 하루에 2천 원씩 보내자는 합의가 있었을 텐데 하루에 두 번씩 보낼 이유는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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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2026 식당 하는 내가 '흑백요리사2'에서 계속 돌려본 장면
외식을 좋아한다. 근데 막상 식당에 들어가면 썩 편하진 않다. 뭔 말인가 싶을 거다. 남의 가게 가면 자기 주장을 잘 못한다. 뭘 달라는 말이 입에서 안 떨어진다. 가게가 바쁠 때는 특히 그렇다. 식당 일로 청춘을 보내서 그런가. 사장님이 지금 어떤 상황이고, 주문은 얼마나 밀려 있고,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그냥 보인다. 지켜보는 아내는 우물쭈물 하는 내가 속이 터진다.
"아오, 저리 비켜봐. 사장님, 단무지 조금만 더 주세요."
지금 글을 읽는 이들도 답답할 것이다. 손님은 돈을 지불한 만큼의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 당연한 얘기다. 근데 막상 다른 가게에 들어가면 남일 같지가 않다. 이런 감정들은 내가 식당 일을 하는 시각을 반영한다. 솔직히 말하면 요리가 좋아서 이 일을 시작한 게 아니다.
살아야 하니 뛰어든 일이다. 글 쓰는 일이 하고 싶어서 덥석 '언론고시'에 뛰어들었는데, 세상은 넓고 똑똑한 사람은 많더라. 내가 도저히 경쟁할 수 있는 무대가 아니었다. 그러고 나니 방황이 길어졌다. 그 공백을 너그럽게 봐줄 회사는 어디에도 없었다. 결국 동앗줄 잡는 심정으로 부모님 식당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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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 저리 비켜봐. 사장님, 단무지 조금만 더 주세요."
지금 글을 읽는 이들도 답답할 것이다. 손님은 돈을 지불한 만큼의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 당연한 얘기다. 근데 막상 다른 가게에 들어가면 남일 같지가 않다. 이런 감정들은 내가 식당 일을 하는 시각을 반영한다. 솔직히 말하면 요리가 좋아서 이 일을 시작한 게 아니다.
살아야 하니 뛰어든 일이다. 글 쓰는 일이 하고 싶어서 덥석 '언론고시'에 뛰어들었는데, 세상은 넓고 똑똑한 사람은 많더라. 내가 도저히 경쟁할 수 있는 무대가 아니었다. 그러고 나니 방황이 길어졌다. 그 공백을 너그럽게 봐줄 회사는 어디에도 없었다. 결국 동앗줄 잡는 심정으로 부모님 식당에 뛰어들었다.
여전히 적응 안 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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