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기사
일상의 민주주의부터 청취권 보장까지… 사각지대 메우는 비영리스타트업

단순히 보청기 구입 비용을 쥐여준다고 해서 청각장애인의 소통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소음과 잡음이 섞인 다중이용시설의 물리적인 환경 자체가 바뀌어야 비로소 진정한 청취권이 보장된다. 한편, 정치란 거창한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며 무기력해진 청년들이 내 삶의 공간에서 주체성을 회복할 일상의 민주주의 훈련장이 시급하다고 외치는 이들도 있다.

이처럼 일회성 현금 지원이나 기존의 관성적인 제도로는 미처 닿지 못했던 우리 사회의 사각지대들을 메우려 헌신하는 비영리스타트업 두 곳이 있다. 지난 9일 서울 중구 을지트윈타워에서 다음세대재단이 주최하는 '임팩트 비기닝 블루 1기 성과공유회'가 열렸다. '임팩트 비기닝 블루'는 사회변화를 만드는 초기 비영리스타트업을 발굴해 유연하고 밀착된 인큐베이팅을 제공하는 지원사업이다. 청각장애인의 소통권을 연결하는 '히어사이클'과 일상의 민주주의 실험실을 표방하는 '유난무브먼트'가 1기로 선정돼 육성 과정을 밟았다. 수십 명의 기업 및 기관 관계자가 청중으로 참여했다.

"수백만 원짜리 기기 지원이 끝이 아니다, 청취 환경 자체를 바꿔야 한다"


우승호 히어사이클 대표는 7살 때 난청을 진단받고 이후 26살에 인공와우 수술을 한 청각장애 당사자다. 그는 "민간단체에서 청각장애인에게 의료비나 재활비, 기기를 지원해 주면 끝나는 줄 안다. 하지만 아니다. 거기에서부터 진짜 시작이다"라고 강조했다. 기기만 착용한다고 곧바로 다 잘 들리는 것이 아니며, 값비싼 보조기기를 감당해야 하는 당사자들의 현실은 훨씬 가혹하다는 의미다.

우 대표는 취재진에게 "2024년 기준 난청 인구는 82만 명으로 가파르게 급증하고 있으며, 청각장애 인구는 44만 명으로 전체 신체 장애 유형 중 유일하게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고령화 시대에 누구나 난청인이 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난청인의 68%는 정보 부족과 비용 부담으로 보조기구를 구입하지 못하며 평생 본인 부담 비용만 보청기는 1.8억 원, 인공와우는 3.7억 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히어사이클은 이 장벽을 허물기 위해 영유아 대상 청각보조기기 무상 단기 대여(최소 6개월~1년) 플랫폼인 '이어뱅크'라는 솔루션을 냈다. 우 대표는 "개인이 구매하면 고가로 비싸지만, 히어사이클이 대량으로 사면 훨씬 저렴하게 조달할 수 있다"고 모델을 설명했다. 또한 "난청 진단을 받은 환우가 뇌 발달에 영향을 받지 않으려면 생후 2개월째부터 보청기를 써야 하지만 정부 절차상 수령까지 8개월이나 소요된다"며 "신생아들에게 이 골든타임 동안 단기 대여를 우선 제공하고 절차가 마무리되면 국가 보조금으로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전했다.

히어사이클은 '청취보조시스템'의 표준화 및 확산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우 대표는 "안경을 쓴다고 다 잘 보이는 게 아니듯, 보청기를 낀다고 공간 안의 소리가 다 들리는 게 아니다"라며 "다수의 청각장애인이 공간 안에서 잡음 없이 목소리를 선명하게 들을 수 있도록 청취 환경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히어사이클은 설치된 시스템을 확인할 수 있는 '히어링맵'을 운영할 뿐만 아니라, 공공기관과 직접 협력하며 제도를 고쳐나가고 있다.

우 대표는 "청취보조시스템이 설치되어 있어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과 전격적으로 협약을 맺었다"며 "히어링루프 등 보급을 위한 '유형별 성능 확인 절차 매뉴얼'과 '설치 운영 가이드라인'을 직접 만들었고, 관련 어휘 규정까지 마련 중"이라고 협력 성과를 드러냈다. 또한 "장애 당사자들이 직접 청취 환경 모니터링에 나설 수 있도록, 기기 내 'T모드' 기능을 활성화하는 교육도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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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3월 21일, 진군의 나팔이 울렸다.

이제 전봉준의 준엄한 목소리는 산천을 울렸고 농민군의 함성은 조선천지를 진동시켰다. 그런데 이 무렵 감사 김문현과 안핵사 이용태와 각지의 수령들은 전주의 한벽루에 모여 기생을 끼고 풍악을 울리며 질탕하게 놀고 있었다. 고부의 난민이 여늬 민란떼와 같이 곧 수그러들 것이라 생각했으리라. 그러나 이들 봉건지배자들은 우리의 민중을 너무 깔보고 있었던 것이다.(이이화, <녹두 전봉준>)
민중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분노하면 배를 뒤엎기도 한다. 호남의 민중들은 농민을 착취의 대상으로 밖에 여기지 않는 지배세력을 뒤엎고자 봉기에 나섰다. 생명을 건 도박이었고 패배하면 역적이 되는 '운명의 반역'을 꾀한 것이다.

3월 23일 농민군 3,000여 명은 창과 칼, 또는 죽창을 들고 향교와 각 관청을 습격했다. 고부는 난민들에 의해 무정부상태에 들어갔다. 농민군은 흰 무명으로 머리띠를 매고 길이 5척이 넘는 죽창을 지녔다. 이들은 굴치(屈峙)를 넘어 흥덕을 지나 일부는 정읍을 거쳐 고부로 향하고 일부는 줄포로 진출했다. 이들이 이러한 우회로를 잡은 것은 정읍 인근 지역에 봉기를 전하고 동참을 호소하기 위해서였다.(신복룡, 앞의 책)

이때 부안과 태인 지역에서도 무장에서처럼 농민들이 모여들었다. 군중의 수가 급속히 늘어나면서백산에는 무장·고창·부안·정읍·태인·흥덕·금구·김제지역에서모여든 농민군 1만여 명이 군사대오를 형성하고, 지휘부의 명령으로 정연하게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마침내 동학농민혁명의 횃불이 타올랐다. 혁명군의 진군 소식에 관리들은 줄행랑을 치고 농민들은 환호하면서 혁명대열에 참여하였다. 전라도 지역은 점차 해방구가 되고 관리들은 손을 놓고 불안에 떨었다.

3월 20일 이후 고부에서 시작하여 태인, 흥덕, 고창, 금구, 부안, 김제, 무장을 차례로 침범하였는데, 이곳을 지키던 수령들은 모두 달아났고 아전과 군교들도 뒤따라 사방으로 흩어졌으므로 적은 나타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미 고을이 텅 비어버렸다.

그러나 일반 백성들에게는 먹을 것과 짚신을 요구할 뿐 부녀자와 재물을 약탈하지 않았다.

이런 까닭에 이들을 추종하는 사람들이 날로 늘어나 적의 기세가 점점 커졌다.

금산군의 보고에 의하면, 이달 12일 동학무리 수천 명이 짧은 몽둥이를 들고 흰 두건을 머리에 쓰고서 군에 모여들어 구실아치들의 집을 불태웠다고 한다.

고부군의 보고에 의하면, 이달 23일 동학무리 3천여 명이 어떤 자는 창, 칼을 잡고, 어떤 자는 죽창을 들고 총을 쏘면서 밀고 들어와 향교와 각 관아 건물에 분산하여 주둔하였다고 한다.

흥덕현의 보고에 의하면, 동학무리 3천여 명이 고창으로부터 흥덕으로 옮겨와 주둔하고 있는데, 장차 부안으로 향할 것이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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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고동욱 설승은 기자 = 청와대는 12일 미국과 이란의 종전을 위한 첫 협상이 결렬된 가운데 비상경제 현안점검회의를 열어 중동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 및 대응 방향 등을 논의했다.

김용범 정책실장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1차 협상 결과와 최근 정세를 종합할 때 한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매우 크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전은수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미국과 이란의 후속 종전 협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만약 이를 통해 휴전이나 종전이 성립되더라도 물류 운송의 정상화나 중동 에너지 생산 시설의 복구까지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 대변인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명확한 종전 선언이 있을 때까지 현재의 비상 대응 체제를 엄중히 유지하기로 했다"며 "이재명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점검회의, 국무총리 및 부총리 주재 비상경제점검본부 등이 지속해 가동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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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 3일 실시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시흥시장 경선에서 임병택 현 시장과 맞대결을 벌이는 이동현 예비후보가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세 결집에 나섰다.

이동현 예비후보는 12일 오후 시흥시 신천동 선거사무소에서 개소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주최 측 추산 약 1천여 명의 시민과 지지자들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현장에서는 "이제는 바꿔야 한다", "시흥이 달라져야 한다"는 반응이 이어지며 지역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나타났다.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지역 정치권에서도 개소식 규모와 분위기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이동현 예비후보는 인사말에서 "오늘 이 자리에 모인 구름 인파는 단순히 저 개인을 향한 지지가 아니라, 정체된 시흥을 깨우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라는 시민들의 준엄한 명령"이라며 "시민들의 눈빛에서 읽은 변화의 열망과 시민통합의 바램을 반드시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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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팀 골잡이 스테판 무고사가 K리그1 개막 후 7게임 연속 공격 포인트 신기록(7골 1도움)을 세우며 숭의 아레나를 뜨겁게 만들더니 후반 추가 시간 4분 58초에 울산 HD 골잡이 말컹이 믿기 힘든 극장 결승골을 이마로 꽂아넣어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최근 맞대결 6게임 무승(4무 2패)이라는 불편한 기억을 말끔히 지워버렸다. 2023년 4월 25일 바로 여기에서 1-0으로 이긴 이후 1082일만에 인천 유나이티드를 물리친 것이니 더 특별한 감격을 누린 셈이다.

김현석 감독이 이끌고 있는 울산 HD가 11일 오후 4시 30분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2026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 FC와의 어웨이 게임에서 83분에 교체 멤버로 들어간 골잡이 말컹이 추가 시간 4분 58초에 짜릿한 극장 결승골을 터뜨려 2-1로 이기고 2위 자리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득점 2위 '야고', 1위 '무고사', 시즌 첫 골 '말컹' 릴레이 골

게임 시작 후 22분 27초만에 울산 HD가 높은 수위의 압박으로 먼저 골을 넣으며 K리그1 최고 골잡이 대결의 시작을 본격적으로 알렸다. 인천 유나이티드 FC 골키퍼 김동헌의 터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이동경이 밀어준 공을 야고가 빈 골문으로 왼발 슛을 밀어넣은 것이다. 야고는 이 시즌 5호골로 인천 유나이티드 FC 간판 골잡이 무고사와의 득점왕 경쟁을 여전히 흥미진진하게 만들어 놓았다.

야고는 33분에도 빠른 역습 기회를 만들어 왼발 추가골을 노렸지만 이번에는 김동헌 골키퍼가 자기 왼쪽으로 몸을 날려 잘 걷어냈다. 반격에 나선 홈 팀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전반 추가시간 4분에 서재민이 얻은 직접 프리킥 기회를 이주용이 왼발 감아차기로 동점골을 노렸는데 크로스바를 때리는 불운을 겪었다.

인천 유나이티드 FC의 골대 불운은 후반에도 두 차례나 더 이어졌다. 이청용이 오른발 발리 크로스(70분)로 상대 자책골을 얻어내는 줄 알았지만 공이 울산 HD 골문 오른쪽 기둥을 때렸고, 후반 교체 멤버 제르소의 왼발 중거리슛(88분)까지 크로스바를 때리고 말았다.


그 사이에 득점 1위 스테판 무고사의 시즌 7호골이 동점골로 들어갔다. 70분 18초에 서재민이 감각적인 드리블로 밀어놓은 공으로 달려들어 무고사가 오른발 감아차기를 정확하게 꽂아넣은 것이다. 무고사는 이 골로 시즌 개막 후 7게임 연속 공격 포인트 신기록(7골 1도움)을 세우고는 파랑 검정 팬들이 만들어준 NEW RECORD 펼침막 앞에서 스트롱맨 세리머니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전 기록은 2019 시즌에 대구 FC의 왕 세징야가 세운 6게임 연속 공격 포인트(3골 3도움) 기록이다.

1만1358명 많은 홈팬들 앞에서 역전승을 노리던 홈 팀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후반 추가 시간에 울산 HD 교체 멤버 말컹을 놓치는 바람에 극장 결승골을 얻어맞고 말았다. 이규성이 오른쪽 측면으로 돌아들어가며 올려준 오른발 크로스를 말컹이 헤더(90+4분 58초) 극장 결승골로 꽂아넣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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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수현 기자 =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12일 법원의 보석(보증금 등 조건을 붙인 석방) 결정으로 풀려난 뒤 처음으로 광화문광장 주말 예배에 영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전 목사는 이날 오전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전국 주일 연합예배'에서 화상 설교를 했다. 현장 신도들은 대형 스크린을 통해 설교를 들었다.

전 목사는 "우리는 이겼습니다"라고 웃으며 외쳤다. 그는 대한민국이 '영적 전쟁' 중에 있다며 광복절 광화문에 천만명을 모아 자유통일을 이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회 측 인사는 "천만 국민저항권으로 승리하게 해달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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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란과의 2주간 휴전에 합의했습니다. 함께 이란을 침공했던 이스라엘은 미국의 휴전을 말로는 지지한다고 하지만, 정작 바레인과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과 학살은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그곳은 '이란'이 아니기에 학살을 멈출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번 침략은 언뜻 트럼프 행정부의 충동적인 결정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제국주의에 기반한 미국우선주의 전략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 출구 전략조차 보이지 않는 이 파괴적인 행보 속에서, 강대국의 패권 논리는 국제법과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비웃듯 매 순간 번복되는 입장에 따라 수많은 이들의 생명을 앗아가고 있습니다.

언론은 추락한 전투기 조종사를 구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을 보도하기에 바쁘지만, 정작 그 전투기가 왜 이란 영공에서 추락했는지는 설명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미국의 이익을 위해 무고한 이들을 폭격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조종사의 생환보다, 그가 왜 이란 하늘을 날고 있었는지에 더 크게 주목해야 합니다.

폭력의 일상화, 안도의 이면에 숨은 군비 증강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집단학살, 미국의 이란 공습, 쿠바에 대한 경제적 폐쇄와 베네수엘라 대통령 납치까지. 인류가 쌓아온 최소한의 평화적 합의를 파괴하는 폭력적 사건들이 너무나 짧은 주기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스러져가는 무고한 생명은 날이 갈수록 늘어납니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동북아반도에 살고 있는 우리는 그 비극을 보며 '우리 땅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라며 안도하곤 합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전쟁이 우리 영토를 침범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며 다시 군비를 증강합니다. 전쟁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적다는 무력감 속에 살아갑니다. 과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아니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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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뿌리에 사포닌이 많다네. 사찰 요리 배우러 가서 알게 됐지."

농막 이웃 언니가 느루뜰을 가득 메운 노란 민들레를 보며 말했다. 민들레 뿌리가 약용으로 쓰인다는 말을 들은 적 있긴 했다.

"이렇게 많은 민들레를 그냥 두기 아깝지. 뿌리 캐서 차를 만들어 볼까?"

그렇게 해서 남편과 나는 민들레 뿌리 캐기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민들레 뿌리는 땅속 깊숙하게 파묻혀 있어 호미질을 깊이 해야 했다. 뿌리를 온전하게 뽑아내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다. 그때 마침 느루뜰 앞을 지나가던 중년의 부부가 우리 모습을 보더니 대뜸 말을 걸었다.

체질에 따라 선택하는 민들레 차


"노란 민들레는 외래종인데..., 하얀 민들레가 토종이고 약용이에요."
"아, 그런가요? 그럼 지금껏 우리가 헛수고 한 거네요."
"저기 두렁 밑에 하얀 민들레 있던데, 그거 캐다가 옮겨 심으면 나중에 많이 번져요."

우리 부부는 서로를 바라보며 할 말을 잃었다. 호미질을 얼마나 열심히 했는데 헛수고라니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그 부부는 남편을 대동하여 하얀 민들레가 있는 두렁까지 안내하는 친절을 보여주었다.

남편은 "약효가 좀 덜하긴 하겠지만 그렇다고 아예 없기야 하겠어" 하며 얼른 스마트폰으로 검색해보라고 재촉했다. 다행히도 노란 민들레와 흰 민들레는 '기본적인 약초로서의 기능'은 비슷하다고 했다. 다만 한방에서는 흰 민들레의 약용 가치를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제미나이 등의 도움을 받아본 결과, 흰 민들레는 비염이나 기관지 보호, 위장이 예민한 사람에게 좋다고 한다. 나에게는 흰 민들레차가 더욱 적합한 것 같았다. 반면에 노란 민들레는 해독, 간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남편은 간 기능이 취약한 가족력을 갖고 있다. 노란 민들레차는 남편이 직장에서 하루 1잔 정도로 가볍게 즐길 수 있을 정도면 될 것 같았다.

이왕 민들레 뿌리를 채취했으니 차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민들레 뿌리를 깨끗하게 씻어 건조기에 넣고 온도를 50도로 맞추어 11시간 동안 건조시켰다. 쓴 맛을 줄이고 고소함을 더하기 위해 후라이팬에 덖으면 끝이다. 직장에서 동료들과 나눠 마실 수 있도록 팩에 넣어 남편 가방에 넣어 주었다.

흔하지만 영양이 가득한 상추


지난해 11월 말경이었다. 기온이 내려가고 서리도 내리기 시작하면서 가을 상추는 시들어 갔다. 그래도 뿌리는 살아있으니 하얀 보온포를 덮어 주었다. 겨울이 지나고 기온이 오르기 시작한 2월 어느 주말, 가을 상추의 안부가 궁금해서 보온포를 뒤집어 보았다. 이번 겨울은 유독 한파가 길었고 혹독했건만 가을 상추는 적색 새 잎을 내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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