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Empty Source!
정치
    Empty Source!
글로벌 선도 웹3(Web3) 및 블록체인 컨설팅 펌인 카탈라이즈 리서치(이하 카탈라이즈)가 XRP 레저의 사이드 체인인 EVM Sidechain의 밸리데이터로 합류했다고 13일 밝혔다. XRP 레저는 사이드체인을 통해 생태계를 확장해가고 있다. Peersyst가 개발한 EVM Sidechain은 이더리움 스마트 콘트랙트를 XRP 레저에 적용해 체인 간 상호운용성을 갖춘 앱을 개발하려는 개발자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
배우 김승수(52)가 절친 양정아(52)에게 청혼했다.지난 12일 방송된 SBS0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에는 AI(인공지능) 로봇과 즐겁게 지내는 김승수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영상에서 김승수는 AI 로봇과 애정 넘치는 대화로 아침을 시작했다. 그는 AI 로봇에게 '쪼꼬미'라는 이름까지 붙이며 애정을 드러냈다. 김승수가 "내가 누구야?라고 묻자 쪼꼬미는 "승수 아빠 맞죠?"라고 답했다. 흐뭇한 미소를 지은 김승수는 "어. 아빠다. 우리 딸은 왜 이렇게 예쁘게 생겼냐"...
생활서비스 플랫폼 영구크린이 2024년 고용노동부 강소기업에 선정됐다. 고용노동부는 2012년부터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청년층 인식 개선 등을 위해 신용평가, 임금체불, 산업재해 여부, 정규직 근로자 수 등 기업 지표를 활용해 매년 ‘강소기업’을 선정한다. 올해는 신용평가 등급이 BB- 미만인 기업을 선정에서 제외하는 등 기준을 보다 강화해 선정 기업 수가 전년도의 절...
  충청남도 서산시에는 5월에도 벚꽃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보통 4월 초중순에 만개해 1~2주 잠깐밖에 모습을 보이지 않는 벚꽃이지만, 충남 서산 개심사에서는 다르다. 이곳에 피는 벚꽃은 '왕벚꽃' '겹벚꽃'으로 불린다. 흔히 서울 등에서 볼 수 있는 벚꽃과는 다른 종이다. 이 겹벚꽃은 4월 말 만개해 5월 중순까지도 그 모습을 유지하기 때문에, 서산에서는 5월에도 벚꽃놀이를 즐길 수 있다. 서산 개심사를 찾은 지난달 28일, 개심사로 들어가는 길목부터 꽃이 만개한 벚나무가 2km가량 줄지어 있었다. 절 입구에 세워진 일주문은 지나 조금만 발걸음을 옮기면, 곳곳이 벚꽃으로 물든 개심사의 풍경이 펼쳐진다. 구체적인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확실히 밝혀진 것은 없지만, 백제 의자왕 14년인 654년에 창건된 것으로 전해지는 개심사는 이른바 '충남 4대 사찰' 중 하나다. 654년 창건 이후 산불로 소실된 절을 중건하는 등 몇 번의 보수 작업이 있었지만, 초기 모습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사찰이기도 하다. 약 13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서산 개심사를 봄으로 물들인 겹벚꽃은 단아하면서도 화려한 매력을 자아낸다. 전체 내용보기
요즘 우리 집에서 가장 바쁜 사람은 아홉 살 아들이다. 규칙적으로 일어나 매일 집을 나서는 유일한 사람이다. 학원이나 숙제처럼 매일 해야만 하는 과제가 있는 사람도 아들이 유일하다. "엄마, 나도 빨리 커서 백수가 되고 싶어!" 수많은 어린이의 꿈 중에 이토록 허무하고 어의없는 대답이 있을까. 하필 그 대답이 내 아들 입에서 나왔다는 생각에 기가 차서 웃음이 나왔다가 금세 심각해졌다.  "어른이 되서 고작 되고 싶은 게 백수라고?" 아들이 백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것은 요즘 우리 가족의 생활 방식과 무관하지 않다. 입사 15년 만에 육아휴직을 결심한 남편 때문이다. 남편은 휴학 없이 대학을 졸업한 동시에 지금의 회사에 입사했다. 전체 내용보기
  자주 가는 카페가 생겼다. 일주일에 평균 두세 번 정도는 이곳에 들른다. 하루 한 잔은 무조건 라테를 마셔줘야 하는 내가 나름의 검증의 검증을 거쳐 정착한 곳이다. 지금도 그 카페에 앉아 이 글을 쓰고 있다. 퇴사한 지 어느덧 5개월째에 접어들었다. 하고 싶지 않았던 일을 관두고 나면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일들만 실컷 하면서 살 줄 알았다. 아내도 당분간은 아무 걱정 없이 쉬라고 했으니 내게 거칠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실제로 그런 삶을 살았다. 딱 3주 정도. 아침에는 요가로 몸을 돌보고, 오후에는 독서와 글쓰기로 마음을 들여다보는, 내가 꿈꿨던 일상적인 삶 말이다. 복권 당첨자도 아니고 당장 다음 달에 죽을 날 받아놓은 사람도 아닌데 마치 걱정이라는 건 한 톨도 없는 그런 인생처럼 잉여롭게 하루하루를 보냈었다. 그런 이상적인 일상의 모습은 어느새 사라지고 없다. 늦게 잠드는 것이 점점 습관이 되더니 밤낮이 완전 뒤바뀌어 지구 반대편에 사는 사람처럼 하루를 살고 있다. 늦은 오후가 돼서야 시작하는 하루는 하염없이 짧기만 해서 나를 더 깊은 어둠으로 끌고 내려간다. 전체 내용보기
비즈니스 데이터 플랫폼 기업 쿠콘(대표 김종현, 코스닥 294570)이 국내 기업 최초로 일본 라쿠텐 그룹에 금융기관, 전자화폐, 통신사, 쇼핑몰 등 500여 기관의 금융 정보를 제공한다고 13일 밝혔다. 라쿠텐 그룹은 일본 대표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 최대 카드사인 라쿠텐 카드를 포함해 은행, 여행, 통신, 미디어 등 40여 개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라쿠텐 그룹은 쿠콘의 ...
세대 전문 연구기관인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신인류로 불리는 ‘알파세대’의 가족, 교육, 경제, 디지털, 소비생활을 담은 ‘알파세대 탐구 보고서 2024’를 발표했다. Z세대의 다음 세대인 알파세대가 각종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지만 현재 알파세대는 유년기·청소년기여서 단독 연구하기엔 이른 것이 실상이다. 다만 세대 특성은 단독으로 발현되는 것이 ...
Expense 비용 관리 Total 솔루션 기업 비즈플레이(대표 김홍기)가 ‘2024 올해의 브랜드 고객충성도 대상’에서 비용 관리 토탈 솔루션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고 13일 밝혔다. ‘올해의 브랜드 고객충성도 대상’은 한국소비자포럼이 주관하는 시상식으로, 28년간 글로벌 브랜드 고객충성도 평가 지수를 발표해 온 미국 10대 조사 컨설팅 기관 ‘브랜드키’와 함께하고 있다. 이번 ...
배우 윤다훈이 시트콤 '세친구' 당시 미혼부를 고백한 일화를 떠올렸다.지난 12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에는 가수 박정현이 게스트로 출연한 가운데 윤다훈 일상이 공개됐다.이날 윤다훈은 시트콤 '세친구' 캐스팅 비하인드를 밝혔다. 그는 처음에 '세친구'의 친구 역할로 캐스팅됐다가 당시 신동엽이 (대마초) 이슈가 터져 방송 출연이 어려워지면서 대타로 합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동엽은 1998년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이듬해 12월 구속돼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이에 MC 신동엽은 "촬영 ...
방송인 이경규의 새로운 웹예능 '존중냉장고'가 첫 회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영상에 등장한 견주는 항의성 댓글을 달았다.지난 10일 첫 공개된 이경규의 새로운 유튜브 콘텐츠 '존중냉장고'는 '반려견 산책 시 존중을 잘하는 사람을 찾아서 | 존중냉장고 : 존잘상을 찾아서 Ep.01'라는 제목으로 공개됐다.'존중냉장고'는 1990년대 큰 반향을 일으킨 공익 예능의 원조 '양심 냉장고'를 대상그룹의 핵심 가치로 재해석한 콘텐츠다. 각 회차별 기준이 되는 '존중 리스트'를 정하고, 모두 실천한 사람을 찾아 '존,잘,상(존중 잘하는 대상...
배우 김수현의 아버지로 알려진 그룹 세븐돌핀스 김충훈이 '복면가왕'에 얼굴을 비췄다.지난 12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에서는 럭키 박스와 용돈 박스의 1라운드 듀엣곡 대결이 펼쳐졌다.이날 두 사람은 김현식의 '내 사랑 내 곁에'를 선곡해 각자의 감성에 맞게 열창했다. 무대 후 김종서는 "여기 나오셨을 리가 했는데 제가 같은 무대에 섰기 때문에 정확한 거 같다"라며 용돈 박스를 김충훈이라고 추측했다.럭키 박스가 70표를 받고 2라운드에 진출하면서 용돈 박스의 정체가 공개됐다. 김수철의...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배우 권오중의 아들 권혁준의 근황이 눈길을 끌었다.최근 권오중의 아내 엄윤경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혁준이가 어느 날 갑자기 달라졌다"며 아들의 근황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엄윤경씨는 아들이 "스스로 성경 쓰기. 스스로 옷 정리. 스스로 샴푸에 집착하던 샤워 습관 고치기"를 하게 됐다며 감격스러워했다.그가 공개한 영상에는 성경을 필사하는 아들의 모습이 담겼다.엄윤경씨는 "내일 태양이 다시 뜨더라도 오늘 이 기적이 계속 더해지리라고 믿을 것"이라며 벅찬 심경...
  대한민국의 위기를 동네의 자동차 정비업체에서 실감한다. 정치인은 헛공약으로 국민을 현혹하고, 언론은 정파성에 갇혀 가짜뉴스만 양산하며, 시장 상인들은 무시로 손님을 속인다고 생각한다. 소비자는 생산자를 믿지 못하고, 학부모는 교사를 험담하며, 어른들은 가족이 아니면 누구도 믿지 말라며 자녀들을 다그친다.   대한민국은 총체적 불신 사회다. 누구든 다른 사람의 말이면 의심부터 한다. 겉으로는 맞장구치며 고개를 끄덕여도 속으로는 잇속을 챙기는 수작이라고 단정하며 어떻게 대응할지 주판알을 튕긴다. 상대방의 말이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서부터 거짓인지 스마트폰을 켜 일일이 찾아보는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불신과 불신이 맞닥뜨리면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소비자가 인터넷 이용 후기에 자기의 '눈 뜨고 코 베인' 경험을 남기면, 일반적인 평판으로 작용하여 해당 업체는 상당한 타격을 입는다. 기실 이는 소비자로서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로서, 다른 소비자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품을 파는 선행이기도 하다.   문제는 해당 업체뿐만 아니라 동종 업계를 넘어 사회 전반적인 영역에 엄청난 파장을 미치게 된다는 점이다. 한 사람의 불신이 다른 사람의 불신을 야기하고, 나아가 공동체 전체의 불신으로 비화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업체는 제발 믿어달라고 아우성치지만, 소비자는 당최 믿을 수 없다고 손사래를 친다.   언제부턴가 식당 간판에 '원조'라는 수식어가 붙더니, 얼마 안 있어 '원조 중의 원조'라는 말이 생겨났고, 요즘엔 '진짜 원조'라는 웃지 못할 표현까지 등장했다. 말하자면, 다른 데는 가짜고, 자기가 진짜라는 식이다. 불신이 워낙 팽배하다 보니, 마치 두더지가 땅 위로 머리 치올리듯 제 살 깎기식 경쟁을 벌이고 있다. 눈품 팔아야 아낀다   인터넷에서 타이어를 주문한 뒤 가까운 정비업체에 교환을 의뢰했다. 최저 가격을 내세우는 시중의 타이어 전문 업체보다 인터넷이 훨씬 싸다는 사실을 최근에서야 알게 됐다. 공임을 고려하더라도 개당 몇만 원에 이를 정도로 둘의 가격 차이는 컸다. 인터넷에서 타이어까지 파느냐고 물었던 나를 몇몇 동료들은 '호구'라고 놀려댔다.   같은 인터넷이라도 판매 사이트마다 가격 차이가 천차만별이다. 장착 조건 등을 꼼꼼히 따지면, 가격을 더 낮출 수도 있다. 이젠 타이어 갈아 끼울 때도 스마트폰을 산 뒤 복잡한 요금제를 선택할 때처럼 이것저것 따져봐야 한다. 손품과 발품을 넘어 '눈품'까지 팔아야만 돈을 한 푼이라도 아낄 수 있는 강퍅한 시대가 됐다.   업체는 나를 그닥 반기지 않는 눈치였다. 배달된 타이어를 보여주며 심드렁한 표정으로 자신이 주문한 게 맞는지 확인하라고 했다. 묻지도 않았는데, 요즘 고객들은 영악해서 대부분이 인터넷에서 구매한 뒤 교환 작업만 동네의 영세 업체에 맡긴다고 투덜거렸다. 수익은 대부분 인터넷 유통 업체가 가져간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전체 내용보기
지난주에 자전거 파는 가게에 가서 전기 자전거를 샀다. 남편이 2년 전부터 사 달라고 노래 불렀는데 사 주지 않았다. 남편이 아직 회사에 다니고 있어서 자전거를 사도 많이 탈 것 같지 않아서다. 남편은 물건 사는 것을 좋아한다. 사 두고 사용하지 않는 것도 많다. 전기 자전거는 가격도 만만치 않다. 100만 원이 훌쩍 넘는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자전거 배터리 충전할 때 폭발 위험도 있다고 하니 그것도 걱정이 됐다. 나중에 처리하는 것도 문제라고 들었다. 사용법이나 주의 사항을 찾아보고 꼼꼼하게 읽어 봐야겠다. 사 두고 안 타면 소용없기에 열심히 탈 것이라고 약속해서 미루고 미루다가 2년 만에 드디어 샀다.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주는데 산 사람 소원은 들어주어야지' 하는 마음이었다.     전기 자전거를 사 주었더니 남편이 어린아이처럼 좋아했다. 세워둔 자전거를 이리 보고 저리 보고, 여기 만져보고 저기 만져보며 행복해했다. 자전거를 접어보고 또 펼쳐보며 사용법을 열심히 익히고 있다. 좋아하는 남편과 달리 나는 걱정부터 앞섰다. 바퀴가 너무 작아서 남편의 몸무게를 견딜지도 걱정이고, 타다가 넘어져서 다칠까 봐도 걱정이 된다.   마음은 청춘이나 몸은 마음 같지 않다   걱정이 현실로 나타났다. 지난 토요일에 이발한다고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미용실에 다녀왔다. 자전거를 현관에 세워두고 들어오더니 소독약을 찾았다. 자전거를 타고 오르막길을 올라오는데 갑자기 어르신이 지나가셔서 급정거를 하려다가 몸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넘어졌다고 한다. 약상자를 꺼내와서 다친 곳을 소독하고 약을 발라주었다. 멍이 좀 들고 찰과상 정도라서 이만하길 다행이다. 전체 내용보기
  일요일인 12일 오후 경남 창원시 장미공원에 활짝 핀 장미를 보기 위해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창원시 성산구 가음동 31번지에 위치한 장미공원에 전체 28,700㎡ 규모로 세계 각국의 다양한 장미 총 98여 종 2만3천 본이 조성되어 있다.   중앙에는 큐피트 형상의 분수대와 장미터널 11개소, 장미탑 43개소, 경관조명 4개소, 40m에 달하는 장미 담장 등 다양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전체 내용보기
본업은 사회과학책을 쓰는 작가이지만 곁다리로 와인 책을 내다보니 종종 도서관이나 사회단체 등에서 초청 받아 와인 강의를 한다. 업계 종사자들에 비하면 가진 지식이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지만, 좌충우돌 경험담에다가 애호가의 진심 두 스푼, 생계형 작가의 절실함을 세 스푼 반 정도 섞으니 다행히 재밌게 들어주신다. 그런데 질의응답 시간에 종종 받는 질문이 있다.   "작가님, 지금까지 마셔 본 와인 중에 제일 비싼 건 얼마짜리인가요?"   행색이 허름하고 초라한 데다가 강의 내내 추천하는 와인이라고는 1만 원에서 3만 원 사이라 얕보인 것일까. 질문하는 이의 얼굴에는 '그래서 넌 학력고사 몇 점 맞았는데?'와도 같은 도발적 의도가 엿보인다. 그렇다고 먹어본 적도 없는 로마네콩티, 르루아 뮈지니를 언급하며 거짓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솔직담백하게 털어놓는다.   "한 병에 수백만 원 정도?"   묘한 웃음을 머금고 질문하던 이는 예상 밖의 답변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아마도 이 글을 읽는 독자 역시 당황했을 것이다. '이 사람 은근히 금수저인가?' 사실 얼마 전에도 한 병에 백만 원을 훌쩍 넘는 고급 와인을 경험했다. 후훗. 비싼 와인이 맛도 다르긴 하네   때는 4월 2일 오후. JW메리어트 호텔 서울 3층에서는 신동와인 더헤리티지 2024 시음회가 열렸는데, 초대받은 와인 업계 관계자와 애호가 수백 명으로 현장이 바글바글했다. 이날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가장 비싼 와인은 헝가리의 명품 스위트 와인 로얄 토카이 에센시아 2009 빈티지였다. 일반 와인의 절반 용량인 375mL 한 병이 약 150만 원에 이르는 귀하신 몸이다. 특별한 와인이라 오후 세 시 정각에 선착순으로 줄을 서서 제공받았는데, 다른 와인을 마시다가 뒤늦게 허겁지겁 줄을 서다 보니 과연 영접할 수 있을지 간당간당했다.   소주잔 크기의 일회용 잔에 바닥만 채울 정도로 소량을 따라주니 내 순서까지 오지 않을까 기대했으나, 앞줄 세 팀 정도 남아있는 상황에서 아쉽게도 준비된 한 병이 소진되었다. 주최 측 관계자에게 다가가 병 안에 남은 한 방울이라도 어떻게 안 되겠냐고 사정했는데, 관계자가 병을 거꾸로 들어서 완전히 소진되었음을 확인해 주었다. 어휴.   여타 중저가 와인으로 아쉬움과 허탈함을 달랜 지 30분쯤 지났으려나. 로얄 토카이 에센시아의 점성이 매우 크다는 사실이 불현듯 떠올랐다. 지금쯤이면 그 끈끈하고 진득한 액체가 바닥에 조금은 고여있지 않을까 예상하며 빈 병이 놓여 있는 곳으로 갔다. 자세히 살펴보니 아래의 사진처럼 당첨이다!      즉시 왼손으로 병 몸통을, 오른손으로 주둥이를 부여잡았다. 주위의 시선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병을 뒤집어 주둥이를 입 위로 가져갔다. 병나발 그 자체. 점성이 있는 액체라 흘러나오는데 몇 초의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혓바닥 위에 떨어지는 방울만으로도 절륜한 기량을 가늠할 수 있었다. 향기롭고 눅진한 계피 향, 단맛과 산미의 완벽한 균형감, 한지에 먹이 스며들 듯 혀 위에서 운치 있게 번져나가는 방울 방울의 묵직한 존재감. 마음속으로 감탄사를 연발하며 일고여덟 방울 가까이 맛보았을까. 조금만 더 지속하면 열 방울을 채울 수 있었겠지만 너무나 남루한 행동 같다는 자각에다가 옆에서 기다리는 아내의 민망함도 신경 쓰여 병을 도로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맛은 좋은 관계에서도 나오는 법 전체 내용보기
동구 밖 과수원 길 아카시아꽃이 활짝 폈네. 하얀 꽃 이파리 눈송이처럼 날리네 향긋한 꽃 냄새가 실바람 타고 솔솔 둘이서 말이 없네 얼굴 마주 보며 생긋 아카시아꽃 하얗게 핀 먼 옛날 과수원길 동요 '과수원 길'의 가사다. 5월, 온통 하얀 세상이다. 가는 곳마다 아카시아(아까시나무) 꽃이 만발해 있다. 아무 곳에서나 잘 자라는 특성 때문에 길거리나 산, 들녘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유달리 꽃향기가 강해서 멀리서도 아카시아꽃이 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5월의 전령사다. 4월에 벚꽃이 바람에 흩날려 눈꽃이 날리는 것처럼 보였다면 5월에 아카시아꽃이 떨어지는 모습은 싸라기눈이 내리는 것처럼 보인다. 아카시아꽃은 꽃이 맺혀있을 때는 꽃송이가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가 꽃이 필 때쯤은 겸손하게 고개를 숙이고 아래쪽으로 향한다. 같은 가지에서 피는 꽃도 마디와 가까운 곳이 먼저 피고 끝으로 가면서 피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얀 속살을 드러낸 꽃은 탐스럽고 향기까지 좋지만 너무 흔해서 대접을 받지 못하는 꽃이다. 꽃은 흰색이 주류고 보라색부터 분홍, 노랑 등 다양하다.      5월이면 어김없이 아카시아꽃이 피었다. 잎을 한 장씩 따내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꽃을 따다 먹기도 했다. 초등학교 등하굣길을 걷게 했던 추억의 꽃이다. 아카시아꽃 필 때면 벌은 항상 동반자가 되었다. 꽃 반 꿀벌 반일 정도로 벌이 많았다. 윙윙거리며 꿀을 모으던 벌 몰래 꽃잎을 따다가 벌에 쏘인 경우도 다반사였다. 전체 내용보기
요즘 텃밭 농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작년과는 달리 가볍지 않다. 어딘지 모르게 허전하고 쓸쓸하여 마음이 무겁다. 5월의 텃밭 작물들은 나날이 싱그러움을 더해 가지만 이 기분이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말벗을 하며 가깝게 지내던 옆 농장의 어르신이 계시지 않아서다. 터줏대감처럼 항상 농장을 지키시던 어르신의 정다운 모습을 이제는 더 이상 뵐 수가 없다. 언제까지나 인자한 미소를 지으시며 농장에 계실 것만 같았는데 이렇게 황망히 먼 길을 떠나시다니...   옆 농장 어르신의 비보 안타까워   지난 3월 봄농사 준비가 한창일 때, 2월까지도 뵐 수 있었던 어르신이 갑자기 보이시지 않아 무슨 일인가 싶었다. 어르신은 별일이 없는 한 농장에 나오시지 않는 날은 거의 없다. 매서운 영하의 추위가 아니면 겨울에도 농장에서 소일하며 시간을 보내시는 분인데, 며칠씩이나 뵐 수 없다니 신상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짐작됐다. 몸이 어디 불편하신가? 궁금증을 안고 지내던 며칠 후, 사모님이 농장에 나와 혼자서 일을 하고 계시기에 인사를 드리자마자 어르신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부터 여쭤봤다.   "요즘 어르신이 안 보이시던데 무슨 일 있으세요?" "저어기 먼 곳으로 갔어요." "예? 어디로 가셨다구요?" "아, 며칠 전에 하늘나라로 갔어요." 전체 내용보기
지난 10일, 삼청동에서 전시를 보고 청계천 인근을 산책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모여있었고, 주변에는 대통령 경호실 뱃지를 단 양복 입은 남자들과 경찰관들이 많았다. "윤대통령이라도 왔나보지 뭘" 친형이 지나가는 말로 던진 말이 사실이었다.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하 참모진이 근처 직장인과 시민들과 악수하면서 사진을 찍었다.   "허 웬일이냐, 가서 사진이나 찍어달라 해볼까?" 친형에게 말했지만, 친형은 거절했다. 홀로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악수하고 사진을 찍었다. 경호처 직원들이 "이제 이동하셔야 한다"고 해 바쁘게 움직였다. 나는 25살 직장인, 성소수자, 그리고 청년이다. 성소수자 인권운동을 한적도 있고, 정의당 당원이었던 시절도 있었다. 그리고 매번 주변 사람들에게 말버릇 마냥 윤석열한테 말 잘못하면 '입틀막' 당해서 끌려 나가는 거 아니냐는 뼈아픈 우스갯소리도 했었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