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서 '먹고'에 해당하는 경제 이야기를 좀 해보자. 먹고사니즘을 무시하거나 부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종교인이든 도덕군자든, 자신이 잘 먹고 편안히 사는 것에 큰 욕심이 없는 것과 경제가 중요한 것은 다른 이야기다.

모든 시대에 경제가 중요했지만, 지금이야말로 경제가 모든 가치를 압도하는 시대다. 그런데 경제라고 다 같은 경제가 아니다. 경제에도 질이 있고 격이 있다. 그런 것을 놓치면 경제는 '다 필요 없고, 그저 부자 되는 기술'로 전락해 버린다.

먼저 경제를 정의해 보자. 사전적으로 경제는 '인간의 공동생활을 위한 물적 기초가 되는 재화와 용역을 생산·분배·소비하는 활동과 그것을 통해 형성되는 사회관계의 총체'(포털 다음 대백과사전)라고 한다. 중요한 것은 경제가 단지 '돈벌이'나 '재테크론'이 아니라 '사회관계의 총체'라는 점이다. 즉, 경제는 결국 사람 사이의 관계다. 따라서 우리는 '경제의 본질이 무엇인가?', '경제는 어디로 향해야 하는가?', '경제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같은 질문을 해야 한다.

그런데 경제는 우리 모두의 큰 관심사이다 보니 거품과 신화가 너무 많이 끼어 있다. 그것만 거둬내도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좋은 경제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가장 큰 착각은 '모두가 다 부자 되는', '모두가 잘사는' 경제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예전보다 물질 수준이 더 향상되어 다 부자가 된 것처럼 보일 수는 있다. 지금 대한민국 국민은 조선 시대 임금의 수라상보다 더 기름지고 귀한 음식을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다. 서울역 노숙인이 나이키 운동화를 신었다고 이상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물질문명이 더 발전한 것이지, 모두가 다 부자 된 게 아니다.

이 말을 이해하려면 세상이 물리적(물질) 세계와 비물리적(비물질) 세계로 나눠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비물리적 세계는 정신적, 영적 가치의 영역이라 누구나 얼마든지 동시에 성장하고, 골고루 혜택을 얻는 '윈윈'(win-win)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그게 허구의 세계가 결코 아니다. 오히려 물리적 세계를 움직일 수 있는 진짜 힘(파워, 에너지)이 만들어지는 실제 세계다.

부모는 자녀를 '사랑'하기에(비물리적), 직장 상사 눈치를 보며 힘겹게 일해 돈을 벌거나, 집안일을 마다치 않고 가족을 돌보는 '물리적 행동'을 한다. 아이를 맡기는 어린이집 선생님들의 '친절과 성실함에 신뢰가 생긴 학부모는 감사의 마음으로'(비물리적) 선물을 사 보내는 '물리적 행동'을 한다. 무엇보다 비물리적 세계는 누군가 사랑하고, 기뻐하고, 신뢰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손해 보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윈윈'의 세계다.

경제는 그런 게 아니다
 
물리적 세계는 이와 다르다. 구체적인 시간과 공간에서 한정된 자원을 나누는 일이기에 원하는 만큼 모두가 다 가질 수 없고, 누군가 가지면 누군가 부족하다. 경제에서 다루는 재화나 서비스가 가장 대표적이다. 공장에서 만든 물건이든 농산물이든, 모두가 원하는 만큼 공급할 수 없고 그래서 가격 때문이라도 누군가는 아무리 절실해도 포기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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