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자락 함양에 전원주택을 지어놓고 살다가 교직 명퇴를 하고 나서 본가인 창원으로 돌아온 지 몇 해 째다. 남편과 나는, 겨울에는 가끔 집을 돌보러 가는 편이고 봄이 오면 바쁘게 두 곳을 오고 간다. 

아파트 생활이 편리하고 편한 건 사실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제 등록하고 시작한 복지관 수업도 있어 주중에는 도시인 이곳에 있어야 한다. 탁구와 캘리그래피, 댄스를 배우는 재미도 쏠쏠하고 운동도 되니 일거양득이다. 남편도 그림 그리기와 기타를 배우고 있다. 

지난주는 서울에 치과 시술과 다른 볼일이 있어 올라갔다 내려오는 김에 시골집에 들렀다. 연못가에 홍도화와 데크 옆 산당화가 만개해서 반겨주었다.

사람 소리가 나자 연못 속 물고기들이 우르르 몰려든다. 비가 와서 꽃이 진 작은 연못도 예쁘고 이 봄 한 철도 이리 바삐 지나가는데, 모두 어여쁜 모습을 자주 못 봐서 미안하다는 생각도 든다. 
 
이튿날 간단히 아침을 먹고 밭에 나간 남편이 머위와 고사리 올라온 사진을 보내온다. 안 그래도 궁금했는데 마음이 급해져서, 하던 일을 미루고 밭으로 달려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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