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나 맛살 하나만 주면 안 돼?"
 
모락모락 갓 지은 밥 내음에 햄, 계란, 어묵, 맛살 등을 기름에 살짝 구운 냄새에 고소한 참기름 냄새까지.
 
신랑은 다른 요리는 몰라도 김밥만큼은 꼭 자신이 만들곤 했는데, 이날도 주말 여행을 앞두고 김밥을 싸는 중이었다. 주방에서 갖가지 맛있는 냄새가 풍겨 나오자 나와 함께 놀고 있던 아들은 어느새 주방으로 쪼르르 달려가 아빠에게 이렇게 말했다. 평소에는 잘 볼 수 없는, 이럴 때만 나오는 애교를 한껏 장착한 채 청했지만, 아빠는 단호했다.
 
"안 돼~ 김밥 딱 열 줄 만들 만큼만 있단 말이야~. 김밥 만들어야 해~."
 
기대에 가득 차 있던 7살 아들은 금세 어깨가 축 처진 채 시무룩해졌다. 그 모습을 본 나는 온건파가 될 수밖에 없었고, 바로 강경파 신랑에게 맞섰다.
 
"에이~. 김밥은 쌀 때 재료 쏙쏙 빼먹는 그 맛이지~~~! 만들면서 먹는 게 또 더 맛있잖아요~."
 
엄마의 지원 사격에 힘입어 맛살 하나를 얻은 아들은 금세 배시시 웃으며 행복에 가득 찬 목소리로 외쳤다.
 
"맛있다~~~!!"
 
하지만 맛살은 입 안에서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는지, 이번에는 노오란 단무지에 또 눈독을 들였다. 어쩔 수 없이 맛살을 내줬던 신랑은 이번만큼은 김밥 재료를 사수하기 위해 단호히 거절했다.
 
그러자 다시금 한껏 시무룩한 표정이 된 아들은, 갑자기 코를 막았다. 왜 그러나 의아했더니 아들은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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