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은 생각나지 않는데 대략 이렇게 시작되는 문장이 있었다. '어느 날 갑자기 아내에게 이혼 통보를 받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답을 찾기 위해 도서관에서 3일 밤낮을 찾아 헤맸지만 어디에도 내가 찾는 답이 없었다.' 참고로 주인공은 대학 교수다. 그때 그 문장을 읽고 사람들은 답을 찾기 위해 책을 찾는구나 하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유는 모르지만 자려고 눈을 감으면 20대의 내가 누워 있는 블랙홀에 빠져든다. 깊고 어두운 고요 속에 현실이 아니라는 걸 알고 다시 눈을 뜬다. 20대로 돌아가 하고 싶은 일을 지금 하면 될 텐데, 나는 왜 자꾸 과거의 나로 돌아가 연민에 빠지는 것일까. 답을 찾고 싶어 브런치 스토리를 뒤졌지만 어디에도 없고 그저 소비되는 글들이 줄지어 숨바꼭질하고 있다.      

어떤 것에도 위로가 되지 않는 날에는 좋아하는 노래를 반복해 듣고 좋아했던 작가의 오래전 글을 찾아 마음에 담으며 공허함을 채운다. '나도 저런 문장을 쓰고 싶다. 나도 누군가에게 지금의 나처럼 위안이 되는 글을 쓰고 싶다.' 간절히 원하지만 재능 없는 열정에 한없이 무너지곤 한다.      

'글 써서 돈을 얼마나 버는지' 묻는 사람이 있었다. 글 쓰면 돈을 많이 버는 줄 알았는데 겨우 그걸 벌려고 글을 쓰냐며 실망한다. 책을 읽는 사람도 아니고 글이라곤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는 사람이지만 무례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돈 되는 글을 쓴다는 게 쉬운 일도 아니고 글이라는 게 돈만 바라보며 쓰는 것도 아닌데 돈과 결부를 시키니 소모전이 되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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