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지난 2016년쯤으로 기억된다. 아이들 픽업 때문이었을까 왜 검색을 했었는지는 떠오르지 않지만, 아무튼 우리 지역의 큰 공원인 '아이젠하워 파크(Eisenhower Park)'를 구글맵으로 찾아보고 있었다.

이곳은 2차 세계대전의 영웅인 대통령 아이젠하워의 이름을 딴 공원으로 뉴욕 센트럴파크보다도 크고, 공원 내에 골프 코스는 물론 주민 여가 활동을 위한 여러 편의 시설, 대형 아이스링크와 수영장, 그리고 현충원도 있다. 공원 옆 길은 '한국전 참전 용사의 길(Korean War Veterans Memorial Drive)'로 명명되어 있기도 하다. 그렇다 보니 대형 주차장도 여러 곳이다. 

목적지와 가장 가까운 주차 공간을 찾아보고 있는데, 갑자기 이상한 사진 하나가 화면에 뜬다. 당시에는 장소를 검색하면 관련 주요 사진이 지도 화면 위에 샘플처럼 몇 장 자동으로 보였다. 소녀상이었다. 이상했다. 당시 기준으로 3~4년 전에 위안부 기림비(The "Comfort Women")가 세워지긴 했지만 소녀상은 아니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눈에 익은 소녀상이 아니라 뭔가 하얀 막대기 같은 것이 보였다. 확대해 보다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일본 극우의 말뚝 테러 사진이었다. 일본을 나타내는 빨강 원 아래 죽도라고 한문으로 쓰여 있고 다른 면에 '다케시마(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글도 보였다.

나도 모르게 소녀상이 세워지고, 거기 말뚝 테러가 일어난 걸까? 얼른 채비해 공원으로 향했다. 아니다. 소녀상은 어디에도 없었다. 게다가 말뚝 테러를 당한 사진은 기림비가 있는 현충원이 아니라, 엉뚱하게도 공원 내 소프트볼 경기장(Soft ball field)을 클릭하면 보이도록 사진 등록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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