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기사 '돈 먼저 벌고 행복은 나중에? 아빠는 거꾸로 할거야'(링크)에서 이어집니다. 
 
아들과 자동차로 세계여행을 계획하며 가장 걱정을 많이 했던 도시 중 하나가 바로 이탈리아의 '로마'였다. 로마는 파리, 바르셀로나와 함께 관광객만큼이나 소매치기가 많은 곳이어서 나는 우선 차를 안전한 곳에 주차하는 게 가장 중요했다.

콜로세움에서 4km 정도 떨어진 시내 한 복판이면서도, 높은 담장으로 가려진 주차장이 있는 주택을 숙소로 선택했다.

전 세계 관광지의 '엄친아' 로마 
  
 
우리 부자는 한국에 있을 때 세계의 유명한 도시를 여행하는 보드게임을 자주 했었다. 로마에 도착한 후 우리는 제일 먼저 보드게임에 나오는 로마의 랜드마크를 보러 갔다.
 
"태풍아, 저기 보여? 저게 콜로세움이야."
"우아~ 보드게임에서 본 거랑 진짜 똑같네?"
"그래. 저게 만든 지 2천 년 된 거래."
"아빠, 근데 진짜 커."
  
 
아들과 콜로세움 주변을 걸으며 구경했다. 로마는 정말이지 콜로세움뿐만 아니라 눈길이 가는 곳마다 웅장하고 화려한 대리석 건축물이 줄지어 있었고, 거리는 관광객들이 넘쳐났다. 나는 천방지축 장난치며 뛰어다니는 아들 손을 잡고 눈을 카멜레온처럼 양쪽으로 살피며 긴장한 채 나보나 광장(Piazza Navona)으로 갔다.
 
로마는 콜로세움이 가장 유명하긴 하지만, 사실 곳곳에 아름답고 유서 깊은 광장과 건축물들이 널려있어서 어딜 가도 볼거리가 넘쳐났다. 로마의 관광지를 다 돌아보려면 한 달도 부족할 것만 같았다.

이런 도시를 9살짜리 아들과 모두 돌아보는 건 처음부터 생각할 수도 없어서 아들과 꼭 보고 싶은 곳만 줄이고 줄여서 동선을 짰다. 그렇게 줄여서 선택한 곳이 콜로세움과 나보나 광장, 판테온, 성 베드로 대성전, 스페인광장 그리고 트레비 분수였다. 대략 1시간 30분 정도 걸으면 되는 거리였고, 아들에게도 별 무리가 안 될 것 같았다.
 
이탈리아에 한 번도 여행 오기 힘든 어른들 특히,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이조차도 아쉬운 일정으로 여겨지겠지만, 어린 아들과 여행하며 최대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계획한 곳이었다.
 
도시 전체가 박물관

콜로세움을 돌아보고 나보나 광장으로 가는데, 역시나. 아들은 걷는 시간이 30분을 넘자 투덜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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