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날 아이들의 뛰노는 소리로 가득한 초등학교 놀이터. 손에 동화책을 쥔 여자가 나타난다. 낯선 이의 등장에 힐끔거리는 아이들. 여자는 싱긋 웃고 쪼그려 앉는다.
 
"아줌마가 하는 동화구연 들어볼래?"
 
어리둥절했던 시선이 차츰 한곳에 모인다. 실감 나는 표정과 흥미로운 이야기에 눈과 귀가 열린 아이들은 동화 속으로 풍덩 빠져든다.
 
"동화구연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설 수 있는 무대는 오직 우리 집, 관객은 우리 아이들뿐이었어요. 다른 아이들의 반응이 궁금해서 무작정 놀이터에서 동화구연을 했죠."

두 아이 엄마인 조희(45세)는 2019년 첫째가 초등학교 1학년일 때 학부모 연수에서 동화구연 배움의 기회를 얻었다. 점차 동화구연에 매력을 느껴 동화구연대회에 도전한 결과 동상을 수상했다. 그는 이때부터 본격적인 동화구연가의 길을 걸었다.
 
색동회어머니동화구연가회는 그가 대회를 통해 가입한 색동회 산하단체다. 색동회는 어린이날을 제정한 소파 방정환 선생이 어린이날 제정과 함께 1923년에 만든 단체로, 어린이를 위한 활동을 이어왔다. 102번 째 어린이날을 맞아 색동회 주관 '제102회 대한민국 어린이날 큰잔치'가 5일 오전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지난달 30일, 행사를 준비하며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조희 작가를 만났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함께 부를 때... 순간 저도 울컥"

- 2021년부터 색동회 일원으로 활동하셨다고요. 지금까지 어떤 동화구연을 하셨나요?
"색동회에는 30년 이상 오래 활동한 선배들이 있어요. 저는 아직 새내기로 홍보위원입니다. 개인 활동으로 도서관, 유치원 등에서 5개 동화를 구연했어요. 단순히 말로만 하기보다 손 유희나 마술, 음악을 활용해요. 함께 사용하는 교구로는 패널 시어터, 테이블 인형, 앞치마 등이 있는데, 그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건 패널 시어터예요. 동화의 그림 자료를 P-페이퍼라는 얇은 부직포에 그리고 융판에 붙였다 뗐다 할 수 있게 만드는데, 시각과 촉감의 자극으로 아이들이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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